군대 식당에서 보리밥이 사라진다는 보도와 함께 김이 무럭무럭 나는 윤기 있는 백반이 TV 화면 가득 소개됐다. 쌀이 남아돌아 그 소비책의 일환으로 연간 몇 백 톤은 충분히 없앨 수 있다고 마치 싸움터에서 큰 전과나 올린 양 자랑스런 투의 발표였다. 그러나 6.25 때부터 보리밥과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어온 노병들은 선뜻 기뻐할 수만은 없다.
그것은 영양학적으로 보리밥이 더 건강에 좋다거나 군인이 호강해서야 되겠느냐는 그런 차원에서가 아니다. 보리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가진 고난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싸우다 먼저간 전우들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자랑스런 형제들이었다. 그 수는 무려 20만을 넘었고 부상자도 70여만을 헤아린다.
그러던 것이 세월은 흘러 보리밥을 먹으며 적과 싸워보지 못한 지도자가 나와 간첩들을 풀어주고 국민 모르게 막대한 돈을 적에게 건네 주더니 이제는 보리밥 시대를 경험하지 못한 인물들이 나오면서 민족이니 자주니 하는 북녘 구호에 맞추어 춤을 추며 같이 피 흘린 동맹국은 멀리하고 호시탐탐 남침을 노리는 북쪽과는 가까이 해야 한다고 원미 친북 정책을 쓰고 있다. 그들은 연례행사로 군 묘지를 참배하나 영령들의 분노와 탄식소리에는 등을 돌린다.
학교에서는 누가 6.25를 도발하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은듯 전쟁의 참상만을 가르치고 여론도 김정일 보다 부시가 더 위험인물이라는 여론 조사결과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노병들이 없는 돈을 모아 나라 정책의 잘못을 극렬 비난한 신문광고는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허공의 메아리로 사라지는 세상이다.
김정철/웨스트 코비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