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엄마들이 살찌는 거야.”
저녁 식사 후 2차 식사(?)를 하면서 내가 내뱉은 말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끼니 때 마다 빈 그릇을 치우다가 식탁에 오른 음식 중 조금씩 남은 음식들을 처분하기 위한 2차 식사에 열심인 나의 모습. 친정 엄마가 그렇게 하시는 걸 볼 때마다 “엄마, 남은 음식 버리면 되지, 그걸 버리기 아깝다고 억지로 드세요?”라고 말하던 나였는데, 어느새 나도.....
게다가 다른 식구들에게는 따끈따끈한 새 음식을 제공하시면서 정작 엄마는 한번 먹고 남은 음식들을 먹어치우는(?) 씩씩한 모습을 볼 때마다 불만이거나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현재의 내 모습도 그렇게 닮아 갈 줄이야...
남편과 자식에게는 항상 새로 지은 윤기 나는 밥과 신선한 국이나 찌개를, 그러나 때때로 어중간하게 남은 푸석푸석한 식은 밥과 먹다 남은 국이나 찌개는 ‘당연히’ 내 몫이 되어 버렸다.
이는 어쩌면 아내로서 엄마로서 나보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에서, 또 주부로서의 알뜰함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들의 이 같은 일상의 작은 배려들이 때로는 서글픈 결과로 이어지면서 우리로 하여금 쓴웃음을 짓게 만든다.
어느 국어 교사가 학생들에게 들려준 실제 이야기 한 토막이다. 어느 날 아내가 너무 몸이 아파 도저히 저녁상을 차리기조차 힘들어 자신이 저녁 식탁을 차려야 했다. 부모님과 자녀들의 밥을 다 푼 뒤 아내의 밥공기에는 제일 마지막에 남은 밥을 바닥까지 박박 긁고 밥알이 묻은 주걱까지 밥 위에 함께 올린 채 줬었단다.
물론 바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당황하고 어이없어 했다는 그 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평소 아내가 했던 그대로의 순서를 밟았던 것이다.
이러한 비극을 희극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엄마들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다른 가족이 소중하다면 그 가족을 보살피는 엄마 자신은 더욱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엄마들부터 깨달아야 한다.
엄마들 스스로 자신을 존중하는 모습으로 생활한다면 가족들이 엄마를 대하는 태도도변할 뿐 아니라 본인 자신의 삶에 대한 자부심도 더 강해질 것이다.
강성희/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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