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제가 틀렸으면 그 결과가 좋을 수 없다. 간이 나쁜 환자를 심장이 나쁜 것으로 오진을 하여 투약을 하였다면 그 환자의 병세는 점점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이라크를 쳐들어간 주된 이유는 후세인이 대량 학살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이것은 곧 인근 국가와 미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한 후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이라크 곳곳을 뒤졌지만 대량학살무기는 단 한 개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부시는 잘못된 정보에 속았던지 아니면 고의로 국민과 세계를 속인 결과가 되었다. 그토록 기세 등등하던 럼스펠드 국방 장관은 “미국이 이라크를 쳐들어간 주된 이유는 대량 학살 무기가 아니라 이라크가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어서 그랬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매일같이 미군이 죽어가도 있는 것이다. 부시는 조종사 전투복을 입고 항공모함 갑판에서 기세 등등하게 종전 발표를 하였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거의 매일 미군이 이라크 게릴라들에게 사살되고 있다. 전쟁이 끝나면 곧 고향으로 돌아오리라던 미군들의 부모와 아내와 자식들은 매일 매일을 초조와 불안 속에 떨고 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문제는 잘못을 지른 당사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곧 그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다. 이라크 처리 문제는 유엔에 맡기고 미군은 곧 철수해야 한다.

서효원/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