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세상 시름에 지치고 머리가 복잡할 때 산행처럼 좋은 처방약도 많지 않으리라.
산을 오른다는 것이 육체적 건강도 도모해 주지만 정신적으로 복잡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지팡이 하나에 배낭 하나 매고 훌쩍 집을 떠나 하루 종일 걷고 오면 오리무중이던 생각이 질서 정연해 지고 용기도 생기며 놀라울 정도로 활력이 넘치게 되는 것을 종종 느낀다.
산의 정기를 받아서 그런지 아니면 첩첩산중에서 느끼던 그런 고독감이 집에 들어 왔을 때 제정신을 들게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하튼 산행을 하고 온 다음 얼마간은 세상을 살아갈 자신감도 생기고 산다는 것이 즐거움이라는 것도 느끼게 한다.
산이 주는 독특한 분위기가 이런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연을 바라볼 때 누구나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고 근시안 적인 생각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세상을 볼 수 있는 지혜를 터득케 한다.
특히 험준한 산이 주는 시각적 효과는 더더욱 그렇다.
샌개브리엘 산맥 서쪽은 산이 험하고 골이 깊으며 거기다가 멀리 보이는 하이 데저트 삭막한 경치까지 곁들여져 등산하는 이로 하여금 특별히 황량한 느낌을 갖게 하는 지역이다.
험준한 봉우리가 여기 저기에 솟아 있고 회백색 암반들이며 노송사이로 들려 오는 바람 소리가 천상천하에 나 혼자구나 하는 외로운 감정을 한껏 돋우어 준다.
어쩌다 만나는 다른 등산객이 그리 반갑게 느껴질 수가 없다. 이 지역 등산 코스 하나를 여기에 소개한다.
라카냐다에서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39마일쯤 가서 양철로 지은 간이 창고 건물이 나오는데 그 직전 길가에 차를 세운다. 길을 건너 방화 도로를 타고 내려가면 반마일 정도 가서 방화도로가 끊기면서 길은 곧 폭 좁은 등산로로 변한다. 반마일 정도 더 내려가면 Little Rock Creek이라고 불리는 개울에 닿는데 물이 너무 깨끗해서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을 떨칠 수가 없다.
시간이 충분하면 개울가 상류로 200야드쯤 올라가서 폭포가에 앉아 고독을 즐기고 오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되리라. 등산로는 개울가를 따라 아래로 곧장 내려가게 되는데 마지막 2마일 정도가 울퉁불퉁 돌길이다. 끝에 가서 Burkhart Trail을 만나는데 여기가 종점이다.
왔던 길로 되 올라와도 되고 좌회전(남서쪽)해서 Buckhorn Campground로 올라오든지 아니면 우회전(북쪽)해서 Pleasant View Ridge를 경유해서 올라올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카 셔틀이 필요하다.
왕복 6마일이며 1,100피트를 내려갔다 오는 난이도 중간 정도다. 어드벤처 패스를 요한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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