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국과 이곳 동포사회에 난데없이 한국의 영문표기 ‘Korea’가 일본의 간계에 의해서 잘못 쓰여지고 있는 것이니 ‘Corea’로 바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일고 있다. 과연 그렇게 주장할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인지 그냥 그럴 듯해서 따라 가는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최초 우표인 문위 우표가 발행된 것이 1884년, 일본 대장성, 인쇄국에서 인쇄되었는데 당시 영문 표기가 ‘Korea’가 아닌 ‘Corea’였다. 그러므로 일본의 간계를 거론하려면 그 후의 변화를 놓고 해야 할 것이다.
갑신정변으로 3일만에 중단되었던 우정사업이 1895년 태극우표 발행으로 재개되었는데 미국 앤드루 그래험사에서 인쇄하였고 이때의 표기가 ‘Korea’이니 대한제국 정부의 의지였을 것이나 미국의 영향을 받았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 다음 1900년 태극과 이화 문 보통우표가 우리 농상공부 인쇄국에서 ‘Korea’ 표기로 발행되었고 그 후 우표의 질적 향상과 우표 수집가와 우표상을 대상으로 한 세입 증대를 목적으로 1903년 독수리이화 문 우표가 프랑스 정부 인쇄국에서 인쇄되며 ‘Corea’로 표기되었는데 자연히 프랑스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 1905년 한일 통신합동조약 체결로 일본에 강제 접수되면서 1900년에 발행된 태극과 이화 문 복제기념 우표첩이 우편 기능 없이 증정용으로 발행된 이후 계속 ‘Korea’로 표기되었는데 이를 두고 일제의 간계에 의해 영문표기가 ‘Corea’에서 ‘Korea’로 바뀌었다고 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미 1895년부터 1903년까지 8년간에 실질적으로 통용된 Korea 표기가 명실상부 우리의 영문국호로 확인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볼 것이다.
권위 있는 국제기구나 공신력 있는 관계기록이 있을 수 없었던 100년 전의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표 발행 역사보다 더 확실한 증거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참고로 올해 한국우표문화 협회가 발간한 ‘우표가격도록’을 보면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계영/몬트레이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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