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응원한다는 구실로 남한에 온 심리전 선전 미인계 응원단의 북한 아가씨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현상되어 있는 현수막이 비 오는 데도 그냥 걸려 있다며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가 정차시켜 놓고 울부짖으며 뛰어가 영정을 모시듯 철거해 가는 모습을 보고 우습기보다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인 동시에 감정적인 존재이기도 하므로 지배자 또는 지도자는 자기의 명령이나 지도를 받아들이게끔 끊임없이 이성적 또는 정서적인 반응을 재생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이와 같은 반응을 조성하는데 실패하면 최후수단인 물리적 강제력을 발동해야 하는 위험한 지경에 도달하게 된다고 한다.
미국의 C.E. 메리엄 교수의 이론을 빌리면, 정치 권력은 미란다(miranda)와 크레덴다(credenda)를 통해서 사람들을 내면적으로 복종케 한다고 했다. 즉 미란다는 권력의 신비와 비합리적 측면에서 인간의 감정에 호소하는 상징을 이용하는 것이고, 크레덴다는 권력의 정당화와 합리화 측면에서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는 상징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 정권은 반세기 동안 쉬지 않고 주민들이 미란다와 크레덴다를 통해 상징조작으로 개성이 없는 획일적인 전쟁도구로 만들고 ‘김씨 왕조’를 신격화 및 정당화해 절 대 복종하는 기계적인 체질로 만들어 놨다.
그들의 상징조작에는 노래, 춤, 구호, 군복 또는 제복, 배지, 훈기장, 초상화, 동상, 항일 유적지, 생가, 곳곳에 새겨 놓은 어록, 대규모 매스 게임. 대중적 시위. 인민국 시가행진, 방송인들의 억양 등등 각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해서 인민들을 감화, 감동시키는 심리적 동일시의 상징과 역사를 날조해서 항일투쟁의 영웅으로 만들어 복종, 희생하게끔 하고 민족주의를 앞세워 주체사상으로 정당성, 합법성, 정통성을 세뇌시키는 합리화의 상징을 이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동일시의 상징과 합리화의 상징 이 두 가지 상징조작에다가 인민재판, 감시체제인 5가 작통제, 정치수용소 등 무시무시한 물리적 강제력을 병행하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이러한 상징조작과 물리적 강제력 속에서 연명케 하면 ‘미치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구나 북한 정권의 핵무기 보유하는 강력한 상징조작을 만들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칼이 미친 사람의 손아귀에 있을 때 무고한 사람을 찔러 죽일 수 있는 것처럼 칼에 비교가 안 되는 민족 말살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니 우리가 안이하게 대처할 때가 아닌 것 같다.
박종식 예비역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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