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에서는 ‘regularly’ 라는 영어단어에 정기적이라는 뜻 외에 가끔 이라는 뜻도 있다 없다를 놓고 국회에서까지 따지는 해프닝이 있었다. 김대중 정부시절에 ‘this man’ 이라는 말이, 노무현 정부에서는 ‘easy man’ 말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 시비를 거는 단어는 ‘regularly’도 ‘this man’도 ‘easy man’도 아닌 ‘이중국적’이란 한국어 단어이다. 이중국적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미주 동포사회는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정부에 이중국적문제를 제기했고 정부마다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못했다.
잠시 말을 돌려 이중 국적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를 생각해 보기로 한다.
영어의 단어를 번역한 한국어라는 짐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중 국적을 영어로는 ‘dual nationality’라고 한다. 이 ‘dual’이라는 영어단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데 왜 보다 신중함이 필요했는지는 다음의 단어들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우선 한국어의 이중이란 단어로 수식되는 단어들을 열거해 보면 이중성을 비롯하여 이중인간, 이중 인격, 이중 결혼, 이중 생활, 이중 간첩 모두가 정도나 정당성이 결여된 느낌을 준다.
그러면 이중 국적은 어떤 느낌을 주는가? 이중 국적이라는 단어도 다른 이중이라는 단어를 포함하는 단어들이 주는 느낌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솔직히 이중국적이라는 말에서 도피성이나 양다리 걸치기의 느낌을 받게 됨을 부정하기 힘들다. 왜 본국 국민들이 이중국적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갖고 있는지 이해가 갈 듯도 싶다.
미주 동포들은 스스로 쳐 놓은 덧에 걸리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말이 있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말도 있다. 이들은 모두 어떻게 말을 하느냐 또는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중이라는 말 대신에 복수라는 단어를 사용한다면 어떤 변화를 얻을 수 있을까 의 실험을 해보기로 한다.
복수국적이라는 대체 단어를 사용하는 순간 이미 이중 국적이 주는 부정적 느낌이 감소됨을 느낄 수 있다. 단어가 더 고착되기 전에 동포 사회에서의 토의를 거쳐 올바른 용어를 선택하자는 제의가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언론기관의 관심과 솔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백향민
영어음성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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