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3일 신문에 L, C목사를 대표하는 단체의 이름으로 ‘북한의 인권문제가 핵 문제 해결보다 더 시급하다’는 광고가 실렸다. 은퇴한 목사들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 인권문제는 중요하다. 미국의 인권도 중요하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인권도, 인디언의 인권도 중요하고 아프리카 토인의 인권도 중요하다. 북한의 인권도, 남한의 인권도 중요하고 팔레스타인의 인권과 유대인의 인권도 중요하다. 중국의 인권도 이라크의 인권도 중요하다.
북한의 인권은 더 중요하다. 우리의 형제자매이니까 우리들에게는 더욱 중요하게 생각함이 당연하다. 문제는 북한의 인권문제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 인권문제는 국제관계에서 보아야 하고 나타난 현상보다 그 뿌리가 무엇인가를 보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미국 의회에서 얼굴을 가리고 증언하는 그런 식의 탈북자에 대한 증언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 저의가 숨어있지 않은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것은 남과 북을 더욱 단절시키려는 음흉한 계획이요, 북을 위협하고 여차하면 공격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한다.
북한 문제의 뿌리, 북한 인권문제의 뿌리는 남북분단이다. 그리고 분단을 지속하기 위한 미국의 대북 정책이다. 정말로 위험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성직자들이 망각한다면 이것은 더욱 위험한 일이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핵이 아니라 평화요 통일이다. 위협받지 않는 생존이다. 반대로 미국은 세계를 몇 번이나 파괴하고도 남을 핵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일이다.
그 오만함은 유엔과 세계 여론을 물리치고 이라크를 친 데서 명명백백히 드러났고 지금 미국은 세계를 불안한 곳으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미국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오히려 그 오만함을 부추기는데 원로 목사들의 행동의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들이 북의 인권문제를 걱정한다면 그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우리가 두고 온 조국의 총체적인 위기이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연로하신 목사들은 북한의 인권이 핵 문제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다.
평화조약과 북과의 관계개선을 미루면서, 핵 문제를 들고 나와 북한을 압박하는 미국이 더 위험한 것을 직시하고 미국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개선과 반세기를 끌어온 정전협정을 마감하고 평화조약을 맺도록 종용해야 한다. 그것이 미국을 사랑하는 길이요 우리의 두고 온 고향을 사랑하는 길이다.
정전협정을 마감하고 평화조약이 맺어지고, 미국과 북한과의 수교가 열리면 그 때 우리는 북의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다. 아니 그 때가 오면 남과 북, 미국 모두 웃는 날, 남북 모두의 인권문제가 더 나아가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가 훨씬 향상될 것이다.
백승배
웨스트애나하임연합감리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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