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한 이라크에서 미군들이 거의 매일 게릴라의 기습공격을 받고 죽고 있어 안타깝다. 병사들의 고독한 모습이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기는 정치인들의 정경과 오버랩 되어 더욱 그러하다.
전쟁 초기 잠적했던 이라크 수비대가 게릴라전으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미국은 더러운 전쟁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국민들의 저항은 계속된다.
그래서 미국의 전쟁 지도자들은 지금에 와서 다시 수만의 병력을 추가 투입하자니 국민여론이 두렵고 그렇다고 전쟁을 반대했던 유럽 국가들을 끌어들여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승리의 열매를 나누어주기에는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
종교가 국민의 삶을 지배하고 그 위에 종파간, 종족간의 갈등과 분쟁이 심한 이라크를 민주화한다는 것은 형식적인 선거정치를 통해 미국이 말을 잘 듣는 이라크의 지도자를 내세우는 이야기와 같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년 사이 중동에서 두번의 전쟁을 치렀고 이란을 악의 한 축으로 몰아세우고 팔레스타인 분쟁에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듯 아랍국가들과는 계속 악연을 맺고 있다. 그의 선악관은 보편성을 잃고 자기 중심적인 데다가 문제의 핵심을 대립구도로 몰고 직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부시가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란과 북한이 남아있고 또 한번 대통령이 될 기회가 있다. 국민을 우민화할 만큼 맹목적인 애국심을 이끌어내는 그의 지도력이 이라크의 게릴라와 폭탄테러 때문에 딜레마에 빠져든다.
미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다자협의를 통한 외교적 접근은 바람직한 수순이다. 이라크의 복구도 미국의 부담을 줄이고 상실한 명분을 회복하는 길은 유엔의 틀 안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세계화를 주도하는 미국은 유엔 틀 안으로 돌아와야 한다. 영원한 독불장군은 없다.
남진식/사이프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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