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한국에서 가수 이미자씨를 국민가수라고 칭하는 표현을 듣고 국민이라는 단어의 존엄성과 이미자씨의 가수로서의 경력이나 연륜 등을 종합해 그 의미를 나름대로 정리했다. 그러면서도 그 용어가 북한의 인민배우라는 말을 모방한 듯해서 신선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으며 인민배우라는 명칭처럼 국가에서 수여한 것인가도 궁금했다.
그러나 그 후 패티 김씨도 국민가수였다. 그러나 패티 김씨도 국민가수라는 데는 별로 이의를 갖지 않았다. 그녀도 가수 이미자씨에게 뭐하나 뒤떨어지지 않는 가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국민가수는 하나 이상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영남도 국민가수였다. 그것도 이해를 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그 후 현철, 송대관 등도 국민가수라는 데서 국민가수라는 말뜻의 이해에 혼란을 느꼈다.
더군다나 야구선수 이승엽을 국민타자라고 부르고 최근 일본에서 활동하며 움직이는 기업이라는 극찬을 받은 보아라는 10대 여가수도 국민가수라고 칭하는 것을 듣고 국민가수라는 명칭에 대해 이미자씨에게서 느꼈던 최초의 느낌과의 불일치에 당황했다.
언제부터인지 한국에는 주로 식당들이 자신이 원조라고 우기는 원조전쟁을 벌이고 있다. 원조라는 단어의 의미는 더 이상 원조가 되지 못한다. 어느 식당이 밀집된 지역에 같은 메뉴를 가진 100개에 가까운 식당들 모두가 원조였다. 그 후 원조를 넘어 진짜 원조가 등장했다. 한 수 더 떠 원조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시조가 합세했다. 그곳엔 더 이상 원조의 독창성도 가치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한국말에 엿장수 마음대로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규칙도 한계도 없으며 통제를 받지도 않는 다는 우스갯소리이다. 말 그대로 마음대로 라는 의미이다. 또 개도 소도 라는 말이 있다. 이는 아무나 한다는 의미이다. 귀함이 없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국민이라는 단어도 원조라는 단어처럼 그 존엄성과 귀함이 걸레처럼 천하게 될지 모른다는 염려가 지나친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백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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