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16년만에 처음으로 1주일의 휴가를 얻어 아들 결혼 1주년 기념 및 아버지 칠순 기념으로 회식을 마치고 5식구가 샌디에고 동물원, 카타리나 섬, 멕시코 유람선 여행을 다녀왔다. 16년 동안 캘리포니아를 떠나본 적도 없고 휴가다운 휴가 한번 제대로 가져본 적이 없던 우리가족으로서는 엄청난 계획을 세웠던 셈이다.
멕시코에 도착해서 보니 2번째로 큰 도시(주에서)라고 하는데 수준이하의 후진국가 느낌이 들었다. 난생 처음으로 유람선 여행을 접하고 보니 정신이 어리둥절하다. 15층에 1,000여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의 움직임은 매우 아름답게 보였다.
유람선의 서비스 하나 하나가 부드럽고 명랑한 모습이었다. 누구 하나 불쾌한 표정을 짖지 않고 맡은바 임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진다. 무엇을 하나 물어봐도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한진 콘테이너, 현대 콘테이너가 눈에 띄는 감회, 지상에 있는 것 중에 없는 것은 축구장과 야구장뿐인 것으로 보인다. 어마어마한 대형선박 이렇게 복 받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을 다시 한번 느껴진다. 선박의 길이가 300m 넓이가100m 층수가 15층 종업원이 1,000여명이나 된다.
유람선 여행 마지막 날 송별파티가 있었다. 매니저의 사회로 종업원의 움직임은 매우 아름답고 훌륭하다. 이별곡이 흘러나오자 가슴이 찡하며 눈시울도 적신다. 그뿐인가, 15층 선상 수영장에서 밤12시에 때마침 8월 추석(9/11) 보름달 밑에서 바비큐 파티도 일품이었다.
이민 초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결국 평탄치 만은 않았다. 한 때는 프리웨이도 거꾸로 타고 가다가 지나가던 백인 노인이 “그 길로 올라가면 죽는다”고 고함을 고래고래 치면서 살려준 적이 있는가 하면 동서남북 구별이 안돼 길을 잃고 헤매던 일도 수 차례 있다.
오늘날 이민생활의 기본인 운전생활은 아직도 자신감이 안 선다. 이런 이민생활 16년 역 이민 생각도 수 차례 해본 적도 있었다. 먹고살기 바빠, 아니 사실 그건 하나의 핑계였고 내일을 위해 오늘은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매일 허둥대며 살아왔던 16년. 그러나 이번 이민생활 속에서의 휴가를 통해, 그게 미국생활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나마 깨우치게 된 것은 너무나 큰 수확이었다.
앞으로 잠깐 다니러 온 여행자의 심정이 아니라 주인의 입장에서 이 땅을 살아가야 할 우리아들 가족에게 미국을 올바르게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준 것이다. 다음의 휴가를 위해 지금부터 땀흘려 준비하자.
차용복/그라나다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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