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느닷없는 재신임 국민투표 선언은 한국민들에게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왜 그로 하여금 하야할지도 모르는 기로에 스스로를 내몰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집권은 한국사회 각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와 저항을 몰고 오리라는 것은 일찍이 예견된 일이었다. 그의 당선은 정치문화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각계각층의 이해상충을 불러일으켰다.
민중이 선거로 명예혁명을 성공시킨 반면에 반세기 동안 뿌리 박힌 기득권, 보수, 우익 세력들은 분패하였다. 전후세대 즉 정보화 세대가 승리하고 전전세대 즉 산업화 세대는 후퇴하였다.
군부독재 시대의 지배, 수혜 집단들이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재야세력에게 판정패 당하였다. 말하자면 독재시절 민주화의 역군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부상한 반면 과거 독재 추종자들이나 분열주의자들이 소외세력으로 전락하였다.
관권, 금권, 파벌, 인맥, 학연, 야합도 없이, 소속 당에서조차 멸시 당하고 언론에서 평가절하 받으면서 오로지 민중의 지지만으로 대통령이 탄생한 것이다. 해방 후 반세기만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이렇게 이익집단의 도움 없이 당선되어 자유로운 입장에서 사회개혁을 과감히 추진하겠다던 당당한 대통령이 취임 후 반년여만에 유사이래 가장 힘없고 초라하고 불쌍한 대통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빈농가정의 고졸 학력 출신으로 탈권위를 표방하고 누구와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인간적인 고뇌를 토로하면서 부패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바꾸고자 해왔다. 그러나 과거 제왕적 대통령 시절의 권위문화에 익숙한 무리들과 그 독재논리를 구사하였던 일부 언론들, 지식인들이 민주화 세력이 피 흘러 이룩한 자유민주주의에 무임승차하면서 최고 수혜자가 되어서 자신들의 과거 행적을 희석시키기라도 하듯 오히려 순수한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시시비비 비난하고 폄하하면서 비하시켜 왔다. 거꾸로 개혁되어야 할 대상들이 참회와 자기반성은커녕, 오히려 갖은 수법을 다하여 대통령을 멸시, 비하하고 무력, 무능, 부도덕자로 만들면서 자신들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 기성 집단의 비판이 아닌 민중들에게 직접 재신임을 묻고자 하는 결단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신임 발표가 있자 쌍수를 들고 당장 국민투표를 하자던 그들이 곧 이은 여론조사 결과 재신임 쪽이 우세하자 이번에는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외친다. 또다시 그들의 사리사욕과 후안무치가 진하게 한국정치에 그늘을 드리운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짧은 기간에 반세기에 걸친 한국의 고질병을 누구라도 고칠 수가 없다. 국민의식이 성숙해진 민중들이 대통령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한국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로 정착할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듀크 김/ 부동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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