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실현은 인류의 보편적 관심사이며 궁극적인 목표다. 어느 누구나 인간이면 행복을 바라듯이 행복의 조건인 평화는 인간의 영원한 꿈이요 염원이다.
전세계적으로 9.11 사태 이후 평화는 매우 친숙한 주제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미국 중심의 전략적 사고로 문제의 근원에 대한 이해와 재발방지를 위한 평화의 구축보다는 힘에 의한 응징인 테러와의 전쟁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그 결과 아프간전쟁과 이라크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바로 그 테러와의 전쟁으로 희생되는 또 다른 악순환이 빚어졌으며 테러의 위협이나 기독교권과 이슬람권과의 갈등은 이전보다 더욱 심화되었다. 힘에 의한 응징과 보복, 그리고 각종 폭력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평화문제는 이제 더 이상 정치, 군사적 문제만이 아니라 실존적 삶의 차원에서 다루는 비폭력의 주제가 되었다.
최근 승전의 일등공신으로 꼽혀온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기세가 꺾이고 이라크전의 실패를 공격하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주자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을 보면 한때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박수를 보내던 미국의 애국 시민과 언론들도 이제는 전쟁으로 평화를 찾는 일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는 탈냉전의 세기적 변화 속에서도 유일한 냉전의 고도로 남아있다. 한반도 평화의 가장 절박한 목표는 생명의 보존이다. 전쟁은 민족의 공멸이자 전멸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 최대의 과제는 전쟁을 막는 일, 민족의 생존을 지키는 일이어야 한다.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통일관련 활동은 통일 그 자체를 절대적 가치로 제한하지 말고 통일의 내용, 즉 과정과 결과에서 평화의 방법을 중시하는 운동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평화를 통일보다 상위의 가치로 두어야 할 것이다.
탈북자 문제에 이어 황장엽씨의 방미, 송두율 교수 문제, 그리고 이라크 파병을 둘러싸고 미주 동포의 여론이 다시 진보와 보수로 갈리는 듯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는 어느 것이 민족의 생존과 조국의 평화에 도움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지극히 합리적이고 온정적인 사람마저도 북한과 통일에 관해서는 감정적 판단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지구촌 다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이미 이질감의 충돌이 얼마나 큰 좌절을 가져왔던 가를 알고 있다.
그런 뜻에서 LA의 한 교회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평화기도회를 열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일인 것 같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한 교회에서 있었던 평화의 기도회가 독일 통일의 기폭제가 되었던 것처럼 그것은 이 땅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들의 구심점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평화는 평화의 방법으로 이루어나가야 한다.
한미평화협회 회장 김용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