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LA 매스터 코럴의’무반주 특별 공연’에 갔다.
천장이 높고 웅장한 성당 내에서 합창하는 118명 단원들의 아름다운 소리는 높은 천장을 울려 마치 천사들의 찬양 같았다. 모든 연주는 무반주로 정확한 음정을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지휘자의 손에 맞춰 내는데 참으로 아름답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다.
성당 안 좌석을 거의 다 메운 청중은 숨소리조차 조심하면서 열심히 듣고 지휘자의 손끝이 아래로 내려갔을 때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곤 했다. 합창의 여음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완전히 음이 사라지고 지휘자가 인사할 때 비로소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가끔 한인 음악연주회에 가보면 합창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달갑지 않은 박수와 아멘, 브라보 등의 소리가 경쟁하듯 쏟아져 나오는 것을 자주 보았다. 적어도 음악회에 참석하는 청중은 그곳이 음악 연주회인지 노래방인지는 분간할 줄 알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때로 음악의 흐름이 흥이 나는 곳이면 박수로 장단을 치고 한 사람이 손뼉 치면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치는 일들이 잦다. 때로는 연주자가 전문 녹음 기술자를 초빙하여 연주한 곡을 CD 또는 테입으로 만드는 일이 있는데 연주가 끝나기도 전에 아멘 또는 박수소리가 나면 아무리 전문가라도 음악과 박수소리를 분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녹음은 엉망이 되고 만다
음악 연주회에는 그에 맞는 예의가 있다. 혹 곡 중에 악장이 바뀐다던가 숨쉬는 시간이 약간 길다고 음악이 끝난 줄 알고 박수를 친다면 어떻게 될까.
음악회에 참석하는 청중은 노래방이나 노래자랑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여 신중을 기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지 않아야 될 줄 생각한다. 또한 연주회 시간 엄수에 연주자나 참석자 모두가 합심하여야 할 줄 안다. 늦게 들어오면서 밀고 들어가 앉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한 청중이 많이 참석한 후 시작하려고 늑장 부리는 본부 측도 각성을 해야할 것 같다.
한인사회에서 좀더 나은 연주회, 즉 연주자나 청중이 함께 감동 받을 만한 격조 있는 연주회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박보욱/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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