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생활의 주위를 지겹도록 따라 다니는 구속의 사슬이 하나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인격에 관한 문제이며, 인격의 구성 요건인 매너에 관한 것이다.
얼마전 정경화 바이올린 독주회에 갔을 때였다. 연주회장에 들어서니 웅성거리는 분위기에 우선 압도되었다. 내 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일부관객이 삼삼오오 통로를 막고 천연히 잡담을 나누며 서있었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이 비켜 주기를 기다렸으나 전혀 그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해서 초장부터 불편한 심정을 추스르고 있는데 공연시간이 박두해도 좀처럼 좌석이 차질 않아, 30분을 연기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침내 연주자가 무대 위에 등장했고, 인사 후 연주를 시작하려했으나 객석의 소란으로 연주자는 한 동안 주춤거렸고 멋쩍은 미소를 청중에게 보냈다.
그날의 공연장 분위기는 흡사 삼류극장을 방불케 했다. 무례한 청중은 그렇다 치고, 연주회를 주관하는 측 또한 출입문을 통제하지 않은 까닭을 납득할 수 없다.
매너는 어떤 의미에서 개인자유의 제약이다. 제약을 소화시키는 열쇠는 인격형성 여하에 달려있고, 인격형성은 가정교육으로 귀결된다.
언젠가 아들의 성적이 부진하여 선생을 찾았다. 교사는 미소를 띄며 이렇게 귓속말을 하듯 나에게 말했다. 원인은 당신 가정에 있소. 학교는 자녀교육 책임의 30%를 감당하고, 70%는 부모의 몫이오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 행사가 활발히 열리고 있다. 아울러 100년을 맞은 우리 문화생활의 척도는 어디쯤 와 있는지도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매너는 우리 생활 가까이서 찾을 수가 있다. Thank You. Excuse Me. I am sorry.의 3대 예절 생활용어는 곧 매너의 출발이다.
이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입으로부터 나오기 시작 할 때, 비로소 나를 앞세우기 전에 남에게 끼칠 폐를 생각하게 되고, 자녀교육의 기초가 마련된다. 식당이용 시 종업원에게 손님은 왕이다는 조로 고함치는 작태도 잦아들 것이고, 공중 집회장소의 통로를 막는 일이나, 마켓 통로를 막는 카트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소란을 피우는 애들을 방치하는 불감증 어머니들도 눈에 띠지 않으리라 보며, 운전 매너도 한결 부드러워 지리라 예상한다.
김탁제/수필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