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향민/영어 음성학자
해외 한인 2세의 한국어 능력은 각기 사는 나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에 사는 한인 2세들은 지금은 조금 상황이 변하기는 했지만 불과 10여년 전 만해도 한국어 구사능력이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기타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한인 2세들이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해외에서 태어난 2세들이 한국어를 못하는 것은 그 환경이 반드시 조건은 아니다.
그러면 왜 어느 곳의 2세들은 부모의 모국어를 구사하고 다른 곳의 2세들은 부모들의 모국어를 구사하지 못할까. 이는 자녀들 부모의 개별적 선택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주하는 나라에 의해 결정되는 것 같아 흥미롭다.
다음의 주장이 학문적 공감대를 갖지 못할지 몰라도 나는 이러한 결과가 문화적 우월감이나 열등감이 잠재된 무의식의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즉 문화적 열등감을 가질 때는 자신의 모국어를 2세에게 고집하지 않으며 우월감을 가질 때는 그 반대로 나타난다.
이런 주장에 대입하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2세대들이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한 것은 미국에 대한 문화적 열등감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시절 타지역 국가에서 태어난 2세들은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다. 이는 한인들이 그 지역 국가들에 대해 문화적 우월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본에 거주하는 2세대들은 한국어를 하지 못하지만 중국에서 태어난 2세대들은 한국어를 구사한다. 이러한 것도 결국은 문화적 우월감과 열등감의 결과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한인 1세대들은 전과 다르게 2세대들에게 한국어를 고집하며 2세대들도 한국어 구사를 자청한다. 이러한 것은 한국의 국력신장과 함께 자긍심이 높아짐에 문화의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중국인들은 어느 곳에 살든지 자신의 언어를 이어간다. 그러면 이는 전적으로 중국인들의 문화적 우월감에 대한 결과일까? 한 심리분석에 의하면 중국인들이 자신의 모국어를 고집하는 이유는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가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그것만이 이유라고 하기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중국인들의 자신들의 문화에 대한 우월감과 귀향이라는 감정이 복합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완전한 이론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태어난 2세들이 부모의 모국어를 습득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문화적 우월감이나 열등감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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