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저녁 LA한국교육원에서는 한국학교 관계자와 학부모들을 위한 특별 행사가 열렸다. 미주한국학교연합회가 주최한 ‘한국학교 고교 외국어 학점 인정에 관한 웍샵’.
현황 파악과 최선의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 학점 인정절차에 관한 교육부 공문과 일부 한국학교가 교육구에서 받은 ‘고교 외국어학점 부여권 승인서’ 사본 등 총 70쪽 분량의 자료가 150여명의 각 참석자에게 배부됐고 전문가의 설명으로 진행됐다.
수년간 이어져 온 이에 대한 논란은 모든 게 여의치 않던 60∼70년대 눈물로 씨뿌려 오늘날 SAT II 한국어 채택이라는 열매를 맺기까지 헌신해 온 진정한 한국학교 교육자들의 공로에까지 누를 끼칠 만큼 최근 시끄럽게 불거졌던 터였다.
본보가 10여개 교육구의 담당관을 직접 연락해 얻은 결론은 부족한 정보소통으로 인한 대다수 한국학교들의 불충분한 이해가 논란의 주원인이었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후 어느 한국학교장은 지금껏 문제없이 학점을 줘 왔는데 학부모와 해당 고교가 교육구 규정을 검토하는 바람에 앞으론 못 주게 됐다며 긁어 부스럼 만든 꼴이라고 항의 전화를 해와 ‘단지 몰라서만이 아니었구나’ 하는 씁쓸함이 남기도 했다.
결국 연합회 나영자 회장은 2세 교육과 한국학교의 나아갈 길을 위해 일각의 반대와 잡음을 무릅쓰고 과감히 행사를 마련했다며 웍샵에 참가한 한 한국학교장은 나 회장에게 ‘지금까지 특별활동 학점을 외국어 학점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명확해 졌다’고 전했고, 또 다른 이는 ‘알려준 절차대로 서둘러 교육구 승인 절차를 밟아야겠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한다.
지금도 많은 한인 어린이들이 주말한국학교에서 한글과 한국 문화를 배우고 한국학교서 익힌 실력만으로 SAT II에 만점을 받는 고교생들도 크게 늘고 있다. 또 공립 고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되면서 기초반 뿐 아니라 중·고급반이 동시 개설될 수 있는 것도 어려서부터 틈틈이 한국학교서 기른 한인학생들의 튼실한 한국어 실력 덕택이다.
이 막중한 한국학교 과업의 전체 그림 중 과연 고교외국어 학점 부여권이 얼마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까.
웍샵 바로 전날 해외유학 전략특별위원회(STFEA)는 미 대학생들의 외국어와 타문화 교육을 위한 해외 유학비로 연 35억 달러의 예산 책정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최근 중앙정보국(CIA) 채용조건에도 외국어 구사력과 외국문화경험이 성적과 학위, 국제지식 등 기존 조건에 추가됐다.
시대가 변했다. 무조건 영어 위주로 가던 주류사회도 외국어와 바깥세계로 눈을 돌리는 이 때 한국학교를 비롯한 한인 교육계 전체가 서로의 약한 곳을 붙들어 주며 한층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만 시대를 거슬러 가는가 하는 염려를 안심과 희망으로 바꿔준 웍샵이었다.
김상경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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