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1일자 한국일보에 대법원 청사의 십계명 돌판에 대한 독자의견이 실렸다. 나는 이 논쟁을 보면서 미국은 너무나 많은 자유와 권리를 허용하는 나라라는 생각과 함께 왜 하필이면 십계명 돌판에 대한 논쟁으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는가 싶었다. 차라리 그 돈을 갖고서 무숙자 셸터라도 지어줄 것이지.
글 쓴 분의 의도는 이해가 가지만 몇 가지 이의를 말하고 싶다. 이 사건이 1년 넘게 진행되는 동안 한인 교계에서는 별 지지를 하지 않았지만 미국 교계에서는 청원서와 헌금을 모아 적극적인 대 의회로비를 펼치며 지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쉽게도 미국 헌법의 미비함과 의회의 반기독교 세력에 양보해야 했던 일이었으나 분명한 것은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세계는 전쟁과 기근, 지진, 홍수, 화재, 테러 등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라크 전에서 보듯이 예의가 아니다. 오히려 그에 더해서 낙태 찬반론이나 동성결혼의 허가라든가, 존엄성이 지켜져야 하는 성조기를 비키니 수영복으로 입기도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혼탁한 세상에 주 대법원장이라는 지위와 명예를 희생하면서 사회와 국가의 규범이 될 수 있는 십계명을 존중하고 내세우는 용기가 왜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나는 오히려 그 노력과 희생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다. 오래 전 기독교가 박해를 당하던 때의 순교자 마냥 홀로 십자가를 진 그 대법원장의 믿음과 자세가 부럽기까지 하다.
독자는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가 기독교의 전부인 것 마냥 해석하고 있다. 물론 기독교인들이 지켜야 하는 덕목의 하나일 수는 있으나 우리가 평생 지키려고 노력하다가 세상의 마지막 날에 후회하며 가야할 지도 모르게 지키기 쉽지 않은 규범과 율법인 ‘십계명’에 대해서 그렇게 쉽게 얘기하지 않기를 부탁하고 싶다.
고수현/월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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