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식/예비역 육군소장
우리 민족의 멋 중에는 통쾌한 멋이 있다. 옛날 권세를 남용하여 백성을 착취하거나 괴롭힌 탐관오리에게 철퇴를 가해 통쾌하게 응징했을 때 느낀 통쾌감, 즉 사회의 불의를 파헤치고 올바르지 못한 것을 파괴하고 옳은 것을 드러냈을 때 국민들은 일종의 통쾌한 맛을 느꼈는데 그것을 멋있는 일로 여겨왔다.
우리 조상들은 때때로 불의와 부정 밑에서 살거나 항상 외침을 당하는 등 민중의 가슴속에는 늘 울분과 억울한 감정이 쌓여 있었으므로 어떤 사람이 그러한 울분을 풀어 주었을 때 후련한 통쾌감을 느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현대사에서도 소위 군사정권시대 독재에 항거하여 극단적인 단식투쟁을 하는 정치인에게 박수를 보내며 통쾌감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민간정부, 민주정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단식’이라는 투쟁방법을 써야 한다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정치문화이고 통쾌감 없는 단식투쟁이라 인식하지 않을 수 없다.
한때 한국사회에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흥한다는 말이 유행어처럼 나돌았다. 이제는 정계에서도 정당정치는 망해도 당수는 대통령이 된다는 말이 유행할 법하다. 민주화라는 간판을 걸고 독재에 투쟁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단식투쟁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 있다. 알고 보니 대통령 병에 걸린 환자였다.
지금까지 단식투쟁하다가 죽은 사람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한 2주 정도면 자의반 타의반인 것처럼 살려고 화려한 병실에서 회복하고 있는 모습을 한두 번 보았는가. 이와 같이 진정한 민주정치를 위해 목숨을 건 진짜 단식투쟁은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의회정치를 정치투쟁으로 착각하며 언론을 의식하고 극단적인 행위와 인기발언으로 국민에게 영합하려는 사고 방식은 사회를 경직시키고 정치불안과 위기를 초래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멸시 당할 것이다.
비록 그 행위가 진실하다고 할지라도, 경직성은 버티고 서있는 동안 굳세지만 환경변화 앞에서는 수명이 길 수 없다. 낙락장송이 폭풍에 부러지는 것과 같다. 민생을 외면하고 사회적 경직성을 조성하는 단식투쟁이 대통령으로 향하는 수순이 아니기를 바란다.
정당이 유연성을 상실하게 되면 정당이 망하거나 민주주의가 죽는다는 사실이다. 히틀러의 나치당이 유연성이 전혀 없는 준 군사단체로서 먼저 자국의 민주주의를 도살하고 그 후에 자국의 패망과 함께 자신도 쓰러진 경직 정당의 표본이다 라는 정치학계 원로 윤형섭 박사의 지론을 반추해 보는 것도 현 난국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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