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 성당에 갔다.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한 주간의 잘못을 뉘우치고 보다 착하게 살아가기 위해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늦게 한 여성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들어와 나의 뒷좌석에 앉았다. 고요하고 그래야 할 성전이지만 어린아이의 인기척은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아이의 말소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엄마가 자리에 앉자마자 아이에게 주려고 과자봉지를 뜯는 것이었다. 아이 엄마가 무안해 할까봐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쥐 죽은 듯한 성전에서는 작은 봉투 뜯는 소리도 여간 크게 들리지 않았다. 물론 단번에 뜯어지지도 않았다.
아이가 울지 않도록 입막음용으로 준비해 온 것이라 이해는 되지만, 집에서 미리 소리가 나지 않는 용기에 담아 왔다면 다른 사람들의 경건함을 깨뜨리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으레 막무가내지만 그렇다고 공공장소에서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시끄러운 시장바닥에서야 소란을 피워도 상관없겠지만 성전을 찾는 바른 자세는 아닌 것 같다.
마이클 박/그라나다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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