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보현/남가주 호스피스 전도회 목사
지난 97년 7월 이라크의 대통령의 권좌에 오른 이후 지난해 4월9일 미군에 의해 바그다드시가 점령될 때까지 24년 간 세상을 온통 시끄럽게 하였던 사담 후세인이 드디어 지난 13일 현지 시간 8시30분, 자신의 고향인 티크리트의 한 농가에서 생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였다.
자신이 죽지 않고서는 결코 붙잡히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큰소리치던 그가 정작 붙잡힐 당시는 옆에 권총을 두고서도 자신의 목숨을 끊지 못하고 마치 쫓기던 두더지가 땅속 막다른 골목에서 웅크리고 숨어있다 잡힌 것 같이 초라한 모습으로 보였다.
그 첫째는 이 세상 어느 것도 결코 우리의 소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후세인과 같이 이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모든 독재자들은 물론이지만 요·순 시대의 태평성대도 진시황제의 화려한 영광도 모두가 다 일시적일 뿐 언젠가는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이 세상의 것은 결코 우리의 소망이나 기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돈이면 자신을 구할 수 있을 것 같고 돈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10억 달러의 현금을 은행에서 꺼내 자신의 도피를 위해 사용하다가 마지막 피신처에까지 75만 달러를 소지하며 돈으로 자신을 지켜보려 하였건만 자신을 신처럼 받들며 섬기며 따르던 사람들마저도 자신이 체포되는 순간에는 모두 도망가 버렸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측근의 정보제공에 의해 자신이 체포된 것이다. 세상의 부귀영화가 이렇게 일시적인 것일 뿐만 아니라 이렇게 인륜의 정마저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느낀 것은 자신의 생명에 대한 인간의 집착력이다. 자신의 영화를 위해서는 그렇게도 수많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파리 목숨보다도 더 못하게 처참하게 학살했던 그가 정작 자신의 목숨만큼은 이렇게 비참하고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집착하며 붙들고 늘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게도 자신이 옛 바빌론의 영광을 재현하는 황제요 알라신을 위하여 싸우는 성전의 지휘자라면 자신의 위엄과 추종세력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그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차라리 자기의 말대로 자결이라도 하여야 할 것이 아닌가?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이 없음과 같이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완전할 수 없는 것이다. 후세인도 부족한 인간이지만 나 자신도 부족한 인간이다. 아니 이 세상 어느 성인 군자라 하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사람 하나 없고 한 점의 부끄럼 없이 살아 온 사람이 없다. 후세인의 체포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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