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보상 카드로 구입후 바로 현금화
항공사 마일리지나 보상(rewards)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선물(gift)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클리브랜드에 기반을 둔 은행인 ‘차터 원 파이낸셜’이 판매하는 ‘매스터카드 선물 카드’가 인기의 진원지.
지난해 11, 12월 두 달 동안 팔린 카드만 60만장. 금액으로는 4,000만달러가 넘었다. 인기를 짐작하고도 남을 만한 규모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선물 카드를 자신이 사서 자신이 쓴 뒤 쌓이는 ‘보상’(rewards) 혜택을 스스로 누릴 수 있는 점. 일반적인 데빗 카드를 받는 곳이라면 일정 금액이 들어 있는 이 카드도 결제 수단으로 대개 인정한다.
선물 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의 하나는 우체국이나 월마트에서 구입한 머니 오더를 자신의 은행 계좌에 입금하는 것이다. 크레딧 카드 채무를 갚는 데 이 돈을 쓸 수도 있고, 이 과정을 그대로 반복할 수도 있다. 머니 오더로 모기지 페이먼트를 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금액에 해당하는 마일리지가 매달 적립된다. <그래픽 참조>
매달 내는 모기지 페이먼트 규모가 작지 않으므로 꼬박꼬박 쌓이는 마일리지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쓰는 만큼 무료 항공 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 카드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수수료 구조. 선물 카드를 발행하는 대다수 은행들과 달리 ‘차터 원’은 배송료나 관리비를 부과하지도 않는다. 대부분 선물 카드에 10달러 이상의 수수료가 붙는 점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경쟁 무기다. 10달러면 보상으로 돌려 받는 가치보다 클 수 있어 득보다 실이 큰 셈이다.
과거에도 ‘차터 원’같은 카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돌려주는 마일리지가 너무 커 출혈이 심해지자 은행들은 비슷한 제도를 모두 없앴다. 하지만 이 은행은 카드를 없앨 의도가 전혀 없다고 강조한다. 은행 자체가 마일리지 부담을 다 지지 않아서다. 마일리지를 최종 적립해주는 곳은 크레딧 카드 회사이다.
이 은행은 12일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자료에서 인터넷으로 한 개인이 구입할 수 있는 선물 카드의 수와 금액 한도를 밝혔다. 전화로도 카드를 구입할 수 있고 은행 지점에서도 카드를 구할 수 있다.
은행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선물 카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지난해 선물 카드를 사는 데 6억9,000만달러를 썼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은행들이 소비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해 쉽게 돈을 벌 수 있어 선물 카드의 매력은 확대되고 있다.
‘차터 원’의 카드 전략이 계속 성공할 지는 미지수. 가만히 앉아서 마일리지를 쌓아주고 있는 크레딧 카드 회사의 역공이 벌써 시작됐기 때문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이미 이 은행의 선물 카드를 따로 관리하고 있고, 비자나 매스터카드도 그 뒤를 따를 전망이다.
이 카드를 쓸 때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선물 카드를 계속 구입하면 소비자의 크레딧 카드에 사기 경보가 내려 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미리미리 크레딧 카드 회사에 전화를 걸어 “앞으로 계속해서 선물 카드를 대량 구입할 계획이 있다”고 알려주는 게 좋다.
크레딧 카드 회사가 ‘차터 원’이 발행한 선물 카드로 구입한 금액을 ‘구매’가 아니라 ‘현금 서비스’로 규정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현금을 빌려 쓴 게 돼 소비자는 수수료에다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 서비스를 카드 기능에서 없애는 게 낫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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