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소리치며 세상에 나와 만나고 사귀고 채우다가 모든 것 버리고 소란 속에 떠나는 존재인 우리들이 죽을 때까지 껴안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외로움’이다. 외로움! 그것은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재는 저울이다. 그 저울에 담겨지는 것은 사랑과 정의 크기이다.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친구’나 ‘관포지교’의 이야기 속의 믿음, 대가 없는 우정, 명나라 작가 퐁몽룡의 단편소설 ‘유세명언’ 속의 법거경과 장려의 목숨을 던져 지키는 약속, 화가 고흐와 고갱이 편지로 나누었던 맑은 영혼의 외로운 절규의 대화,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동병상련의 우정이 그리워진다.
우정만큼 아름다운 인간의 감정이 또 있을까? 그러나 그것은 어렸을 때만 가능하기에 우리를 적막케 한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껍질은 두께가 더해가고 이기적으로 변한다. 공허한 마음, 목마른 영혼, 내 마음이 질서를 잡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나는 가졌는가? 한결같은 마음으로 내게 관심을 가져주며 나의 재능과 장점을 찾아내 그 가치를 높여주고 허물을 덮어주며 말없이 내 등뒤에서 울타리를 쳐주는 그런 사람을 나는 가졌는가!
언제 신어도 내 발에 잘 맞는 오래된 신발 같은 너무나 편한 사람, 그와 함께라면 칠흑 같은 밤길이라도 선뜻 따라나서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을 나는 가졌는가? 나와 늘 함께 하며 경쟁을 격려로 나의 꿈을 밀어주고 웃음과 여유로 젊게 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나는 가졌는가?
한국을 가슴에 품고 수고를 희망으로 엮어 가는 이민의 삶, 어줍은 자유와 평등 앞에서 객이라 느껴질 때 입은 옷 그대로 아무 때나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 마시며 허전한 맘 털어놓고 나서도 행여 말이 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람, 그런 사람을 나는 가졌는가?
“당신이 있어서 내 인생 더없이 행복했었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을 가지고 싶다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기를 노력해야 한다. 삶의 궁극적인 질문도, 대답도 이것이기에.
조광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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