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훈<치과의사>
약속을 가장 잘 지키는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 나폴레옹.
우연히 뒤적이던 명언집 가운데 눈에 띈 한 구절이다. 나폴레옹쯤 되는 인류역사에 기리 남을 사람이라면 그사람의 사소한 말들까지도 명언집에 구구절절 남을만 하지만 이 구절만큼은 명언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아프지 않으려면 건강하라는 식의 말장난과 별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폴레옹의 말같지도 않은 말을 읽다보니 중학교시절 반친구중 한 녀석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서울의 고층 아파트 숲속에 야무지게 자리잡고 있던 학교 건물에서부터 이 친구의 아파트까지는 그야말로 엎어지면 배꼽이 닿는 거리였다. 실제로 교실창으로 그 친구의 아파트 베란다가 보일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하지만 담임선생님과 매일 아침 버스롤 타며 어렵게 먼거리에서 통학을 하던 같은 반 친구들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던 것은 매일 아침 아슬아슬하게 이루어지는 이 친구의 지각행각이었다. 선생님의 매와 조롱과 협박도 결국엔 어떨수없이 백기를 들게한 이 친구는 조회시간 5분 지각이 철칙인냥 일년내내 규칙적으로 늦었다. 가방이 크다고 공부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정론에 산 증인이 아닐수없었다.
약속시간을 습관적으로 어기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점이 있다 . 시간이 없다는 말을 즐겨 쓴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직장이나 학교에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사람들의 저녘시간은 남들보다 길다. TV볼것 다 보고 새벽까지 비데오 볼것 다 보고 비몽사몽에 마지 못해 일어나니 지각을 안하면 오히려 비정상이다. 일분일초가 모여 24시간이 되어 하루가 만들어 지는데에 있어 순간마다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지 못한 생활이다. 누구나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24시간 중에 항상 10분, 15분이 이 사람들에게만 모자랄리가 없기 때문이다. 인류역사 가운데 나폴레옹같은 위인까지 들먹일 필요 없이 우리 주변에서 존경받고 성공했다는 사람들만 보아도 그들의 하루는 한사람이 소화 해낼수 없을 만큼의 빽빽한 일정으로 매일 매일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민초기에 두세개 일자리를 밤낮으로 휴일없이 뛰어다니며 돈을 벌어야 했던 우리 이민선배들도 그렇고 고국에서 낮엔 구두닦이 , 밤에는 야간을 다니며 대학에 수석 입학하는 그 사람들의 하나같은 공통점은 자신의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 시간을 쪼개고 쪼갰다는 것이다. 일시적인 자신의 쾌락을 단오히 포기했기에 그들의 하루에는 일초의 낭비도 없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만남이나 출근시간도 엄연히 일종의 약속임이 분명한데 바쁘다며 매사에 항상 늦는 사람도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 티타임 시각만큼은 한시간 전부터 미리 나와 부선을 떨며 기다리는것을 보면 정작 시간이 많은 사람이란걸 알수있다. 시간이 모자란다는 표현보단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무엇인가에는 열심을 보이고 반면에 흥미가 없고 하기 싫어하는 일 앞에서는 지각이라는 무성의한 태도를 취한다고 보는것이 정확할것이다.
지각은 약속을 건 상대방에게 난 당신과의 약속을 귀찮게 생각해, 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음과 다를게 없다. 약속시간이나 행사시간에 한시간 가량 늦게 시작하는 일명 코리아 타임이라는 말도 알고보니 월남, 필리핀 같은 나라 사람들에게도 자신들을 일컷는 비슷한 말들이 있다고 들었다. 과히 어깨를 나란히해 기분좋은 나라이름들이 아니지만 우리의 좋지 못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한 미국땅에 살면서 제 3 세계 후진국 민족들과 비교 받는 수모를 멀리 하기 힘들것이다. 그러기에 본인은 한국인 최초로 감히 나폴레옹에 맞써 그의 명언을 바로 잡는 바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죄다 뻥이다.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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