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대형 컨셉카로 재기 움직임
허머와 흡사, 일부선 ‘지프허머’빈정
SUV시장 석권했던 지프, 점유율 15%대로
차체 길이 196.5인치 넓이 90인치 타이어 37인치의 지프 레스큐.
차체 길이 189.8인치 넓이 81.2인치 타이어 35인치의 허머 H2.
크라이슬러 그룹은 지난 2001년 2월 제너럴 모터스(G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었다. 크라이슬러는 법원에 제출한 솟장에서 “GM이 생산하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 허머 H2의 전면 그릴이 우리가 만드는 지프와 너무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크라슬러는 이 재판에서 패했다. 그러면 현재는 누가 누구를 모방하고 있을까. 얼마 전 개최된 세계적인 자동차 전시회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크라이슬러는 컨셉카 지프 레스큐를 선보였다. 길이 16피트 높이 6.5피트에 37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는 초대형급 레스큐는 H2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어떤 사람들은 레스큐의 모양이 H2와 너무 닮아 ‘지프 허머’라고 빈정댄다.
크라이슬러 중역들은 레스큐가 H2를 모방했다는 주장에 대해 매우 방어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차의 디자인 모방 여부를 둘러싼 자존심 싸움 이상의 것이 있다. 지프는 아무리 험한 지형이라도 갈 수 있는 궁극적인 오프로드 차량으로써의 위치를 재확인할 필요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지프의 현재 판매량은 연간 44만1,000대로 1999년 이후 20%나 감소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일반 승용차같은 안락한 승차감에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같은 터프한 이미지를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차량을 선호하고 있다.
게다가 허머는 지금까지 지프의 고유 영역이었던 오프로드 시장까지 야금야금 잠식하고 있다. 지프는 현재 크라이슬러 그룹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지프의 현 미국 스포츠 유틸리티 시장 점유율 15.4%는 10년 전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면 지프의 딜레마는 무엇인가.
만약 지프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택한다면 전통적인 지프 핵심 고객을 잃게 된다.
최고 경영자 디터 제치는 회사의 간판 스타를 걸고 그같은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인기가 있는 모델이라고 그 대열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지프 레스큐는 3-D 지형 항법 시스템은 물론 운전자가 지면 상태를 볼 수 있도록 차체 아래쪽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물론 레스큐는 현재 생산하는 모델이 아니다. 미래지향적인 컨셉카다. 그러나 컨셉카는 대형 차세대 지프가 2, 3년 후에 어떤 모습을 갖출 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크라이슬러는 이미 지프 생산라인에 변혁을 꾀하고 있다.
차체가 길어진 랭글러 익스텐디드 버전이 이번 봄에 시판되고 새롭게 설계된 그랜드 체로키가 2005년 모델로 가을에 출시된다. 이어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엔트리 모델을 포함한 최소한 두 종류의 지프가 선을 보이게 된다.
2002년말 한 달에 3,900대가 팔려나가던 허머 H2는 지난 해에는 월 2,800대로 판매량이 줄었다. 야채 과일을 사려 동네 수퍼마켓에 가는 데 5만달러짜리 탱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
보다 실용적이고 가격이 적당한 허머도 곧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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