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태산’이란 조상 때부터 전해오는 우리네 표현은 이런 때를 두고 한 말인가. 요즘 대한민국 돌아가는 형편이‘산 넘어 산’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대선에 임했을 때만 해도 순진한 백성은 민주주의를 향한 그의 신념과 험난하고 오랜 투쟁경력을 높이 사 그에게 표를 몰아줬다. 그리고 그의 재임기간 5년 간 많은 사람들이 ‘준비된 대통령’이 이 정도였다면 ‘준비되지 못한 대통령’이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의구심과 실망을 가슴 한 귀퉁이에 담아둔 채 고개를 갸우뚱하며 참아왔다.
그런데 우리는 목하 그 오랜 의구심이 풀리는 불행한 국면을 몸소 겪는 어처구니없는 불행한 사태를 현실로 직면하게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가장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며 현 정부가 4월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시민단체 주관 토론회에서 급기야 쏟아져 나온 것이다.
경제정의 실천 시민연합 주최로 19일 열린 ‘노무현 정부 출범 1년 국정운영 평가와 향후 방향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권해수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한성대 교수)은 “현 정부는 총선을 위해 국정을 희생하는 ‘올인(all-in)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총선결과에 따라 국정공백의 가능성이 큰 상태”라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또 “노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이전 공식적인 조직관리 경험도 짧고 제대로 된 집권 시나리오도 없어 혼란스런 모습을 보인다”며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라고 찍었다.
노 대통령은 정말 역대 대통령들 중 ‘가장 준비 안 된 대통령’인가.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은 경실련 토론집회 이틀 후인 21일 전국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노 대통령 취임 1주년을 평가하는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노 대통령 취임 전후 변화에 대한 조사결과, 1년 전에 비해 가정의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49.8%인 반면, ‘좋아졌다’는 불과 3%였다. 분야별로 빈부격차가 ‘커졌다’(73.1%), 우리사회가 ‘분열됐다’(64.5%) 등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고 개인의 행복여부도 ‘불행해졌다’(29.1%)가 ‘행복해졌다’(13.1%)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25.1%), ‘보통이다’(12.8%)에 비해 ‘잘못하고 있다’가 56.2%로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다. 특히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적 응답(61.4%)이 선두였고 국가기강과 사회질서(52.3%), 교육정책(45.7%), 대미외교(43.1%), 지역갈등 해소문제(38.6%), 대 북한정책((33.7%) 등 순이었다.
특히 서민들 살림살이는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졌고 사회분열은 심화돼 갈가리 찢긴 처참한 몰골에 민생책임의 선두에 선 내각의 수장들과 청와대 측근들을 모두 총선에 투입, 나라살림은 나 몰라라 한 채 당리당략에만 눈이 어두운 대통령을 바라보는 국민의 가슴은 무너져 내린다.
“내가 어쩌자고 저 사람을 찍었지?!”라는 자괴지심이 소록소록 가슴속에 밀려드는 국민이 한사람씩 늘어나게 될 때 대통령 자신은 물론, 국가도 국민도 총체적으로 절망감 속에 망가지게 된다.
노 대통령은 오만과 고집, 대결로 치닫는 정국을 잠재우고 올곧은 정치철학, 개혁의지, 열린 마음으로 민생을 살펴 서민들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줘야 할 것이다.
오랜 기간 자재와 노력을 동원 쌓아올린 고층 건물도 발파공법이면 순식간에 무너진다.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그 기반과 대외 신뢰도를 쌓아올리는 데는 오랜 기간 땀과 인내, 다수의 응집력이 요구되지만, 무너지기는 삽시간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소설제목이 있다. 대한민국은 언제 추락을 끝내고 날개를 펴게 될 것인지.
배시언
뉴저지 섬기는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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