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어린 후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한국 국회를 통과하는 아수라장을 TV로 지켜보던 지난 주 떠오른 옛시조의 한 구절이다.
명분 없는, 대통령 쫓아내기에 혈안인 야당과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표결권을 몸으로 저지하려 했던 여당이 벌인 정치놀음의 클라이맥스. 이 꼴불견은 언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돼 나라 망신을 톡톡히 시켰다. 조국 잘 되기만 염원하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큰 실망감을 안긴 것은 물론이다. 사상 유례 없는 이일로 일부 사람들이 시일야방성대곡(이 날을 목 놓아 통곡한다!)을 외치며 반대시위를 펼치고 반대 세력은 대응을 준비중이어서 한국 경제의 앞날을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국민들을 배려한 사과조차 차마 하지 못하는 속좁은 ‘코드 대통령’, 자신들만 개혁이라 굳게 믿는 ‘닫힌 여당’, 불법자금 수수의 본산이면서도 진정 뉘우칠 줄 모르는 ‘차떼기 야당’. 탄핵 정국은 유아적 정치 행태를 벗지 못한 이들 3자가 완벽한 공조(?)로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커뮤니티의 우려를 자아내는 닮은꼴의 싸움은 이곳에도 있다. 가주식품상협회, 미주총련, 최근 발족된 총련 가주지부 등이 벌이는 분규가 그것이다. 이들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옮음과 상대의 그름을 목청껏 외쳤다. 몸싸움 일보직전까지 가는 추태도 벌어졌다.
편지, 수표, 회의록, 법원서류 등 양측이 내놓은 자료가 많고,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는 사안이라 다툼의 본질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파벌간의 해묵은 감정 싸움에 돈 문제가 게재된 것이라는 게 이성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이들의 대체적인 결론이다.
오늘 양측은 담배면허 세미나, 세틀먼트 플랜 관련 기자회견을 연이어 마련한다고 한다. 혼란의 와중에서라도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일은 누가 이기든 업계에 유, 무형의 손실을 입히는 분규를 속히 끝내고, 소송이 아닌 회원 권익옹호에 선수인 성숙한 협회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것이 “화장실 옆에서 밥을 해 먹어 가며 부부가 14시간씩 가게에 매달리는데…”라고 기자회견장에서 안타깝게 외치던 한 회원의 마음을 헤아리는 길이다.
분쟁 당사자들은 다툼으로 점철된 협회 역사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칼을 쓰는 자 칼로 망하고, 싸움으로 권세 잡은 자 싸움으로 망한다는 진리를.
김장섭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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