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직구 스피드를 시속 96마일까지 끌어올려 재기의 희망이 높아지고 있다.
’코리안 특급’ 시절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22일 캔사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 선발등판에서 직구 최고스피드 시속 96마일을 기록했다. LA 다저스 시절 주무기였으나 레인저스 이적 후 실종됐던 광속구가 돌아온 것. 물론 이날 96마일을 기록한 볼은 단 1개뿐이었으나 지난 2년 가까이 시속 92마일 이상 빠른 공을 던진 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재기를 소원하는 팬들에게 상당히 고무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고스피드 뿐 아니라 직구 평균스피드도 93마일 대까지 올라가 88∼90마일 대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뚜렷하게 좋아졌다. 박찬호는 경기 후 직구를 컨트롤할 수 있어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었다. 아주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달라스 모닝뉴스도 박찬호의 스피드가 올라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직 다저스 시절에 비해서는 떨어지지만 전반적으로 구위가 한결 좋아졌다. 인상적이다라는 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의 평가를 덧붙여 박찬호의 부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직 직구 스피드가 다저스 시절 나왔던 평균 95마일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이 거론됐으나 박찬호가 90마일대 초반에서 중반까지만 직구를 뿌릴 수 있다면 상당히 효과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투수라는 오럴 허샤이저(레인저스 피칭코치)의 평가도 박찬호의 재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물론 공이 빠르다고 다 메이저리그 투수가 아닌 것처럼 직구 스피드가 빨라졌다고 박찬호의 부활을 장담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단지 박찬호가 파워피처로 빠른 공이 필수이기에 직구 스피드 향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박찬호 본인이 매우 만족한다고 평가했던 투구에도 불구, 결과는 그다지 좋게 나오지 않았다. 5이닝동안 6안타 5실점(4자책점). 하지만 탈삼진 5개에 포볼 1개를 기록한 것을 보면 기록만큼 구위가 나쁘지 않았던 것은 분명하다. 더구나 2점은 완벽한 병살찬스를 놓친 수비실책이 아니었다면 주지 않았을 수 있었던 점수. 그러나 수비실책은 실전에서도 나올 것을 감안해야 할 요소다.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은 투수 책임이다. 시즌 개막이 2주 안쪽으로 다가온 지금은 투구내용뿐 아니라 결과도 목표치에 근접할 만큼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한 베테랑 투수 로저 클레멘스는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5이닝동안 삼진 6개를 곁들여 3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깔끔한 피칭을 해 정규시즌을 맞을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입증했다. 박찬호의 시범경기 방어율 6.00은 팀에 안정감을 안겨주기에는 많이 부족한 수치다. 지금 레인저스가 박찬호에게 바라는 것은 가능성만이 아니라 가시적인 결과이기 때문. 남은 2번의 시범경기 등판은 박찬호의 부활여부를 점쳐볼 수 있는 좀 더 좋은 척도가 될 것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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