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점이나 내줬는데 내용은 좋았다… 잘한거야 못한거야?”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11일 시즌 2번째 출격이자 첫 홈 등판에서 애나하임 에인절스를 상대로 6이닝동안 10안타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을 놓고 달라스/포트워스 지역 양대 신문의 평가가 엇갈리게 나왔다. 한 경기를 놓고 보는 시각이 전혀 다르다.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제구력과 내용이 아주 좋았다”는 박찬호의 코멘트와 “지난해보다 잘 던진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선 중 하나를 만났다. 만약 (바톨로) 콜론(에인절스 에이스)이 없었다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었을 것이다”라는 벅 쇼월터 감독의 발언을 기사 중에 부각시켜 박찬호의 투구내용이 결과만큼 나쁘지 않았음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박찬호가 허용한 10안타 중 8안타가 단타인데다 대부분은 약하게 빗맞은 땅볼안타였고 2회와 6회 3점씩을 내준 중간에는 연속 10명을 잡아냈다는 사실과 박찬호가 등판한 두 경기에서 팀 타선이 합계 3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다는 점도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전체 투구 92개중 스트라이크 68개로 어쩌면 지나칠 만큼 스트라익이 많아 상대타자의 공격적 타격을 유발시킨 점과 집중타를 맞은 것이 지적됐으나 그나마도 상대투수 콜론의 위력적인 구위에 대한 칭찬에 덮여 신랄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반면 달라스 모닝뉴스의 시각은 정반대였다. 투수들에 불리한 것으로 유명한 알링턴 볼팍이 이날 따라 덥지도 않고(사실은 쌀쌀한 날씨) 제트기류도 없어 투구하기에 최적의 컨디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잡을 수 없는 선발투수 박찬호가 6이닝동안 6점이나 내주는 바람에 레인저스의 수수한 3게임 연승행진이 막을 내렸다고 전해 박찬호의 부진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특히 홈구장 알링턴 볼팍에서 지난 2002년 9월12일 이후 승리가 없고 레인저스 합류후 홈 방어율은 6.96인데 반해 원정 방어율은 5.06으로 거의 2점이나 더 낮은 것과 올 봄 시속 92∼94마일에 달하는 직구 시속이 이날은 88∼92마일선으로 떨어진 것을 지적하며 박찬호가 이 구장하고는 전혀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또 쇼월터 감독의 코멘트에서도 모닝뉴스는 “지난해보다 잘 던진다”는 말 중간에 ‘조금(slightly)’라는 표현을 첨가해 아직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부분에 더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도 이 기사는 이날 투구내용이 어떠했느냐는 질문에 레인저스 선수와 감독, 박찬호 본인은 물론 에인절스 선수들과 마이크 소시야 감독까지 이구동성으로 “잘 던졌다”고 답했다며 ‘박찬호 역설(Park Paradox)’이라는 희한한 말까지 등장시켰다. 6점이나 내줬으니 분명히 잘한 건 아닌데 모두 내용은 좋았다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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