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뉴욕한마음선원)
얼마 전 한국에서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나와 사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을 방영하는 것을 보았다. 인간이 지닌 일반적인 약함을 생각할 때 이해가 가는 내용이나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어른으로서의 국회의원이라는 큰 이름이 지닌 본 뜻에서 보면 거꾸로 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나는 쉽게 비난할 수 없다. 사람이 사람답기 어렵고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자각하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자기 앞의 현실에 순응하여 바르게 행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사람은 드물다는 것을 보고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가 곧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우리와 저들의 위치를 바꾸어 놓아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무엇인가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다. 그 하나가 그릇된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참으로 보람있는 삶인지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 문제에 답을 한 농부에게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대 이 사회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마음 흐뭇하고 아름다운 인생의 한 예를 그 농부를 통해서 보았다고 믿는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농촌이었다. 한 노인이 몰고 가는 경운기를 따라갔다. 집에 도착한 소박한 노인이 모자를 벗고 웃으면서 인사한다. 그는 전직 국회의원이었다. 그 노인은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았다. 어느 해 국회에서 현실적인 국민들의 문제들에 등한하기에 농민들의 입장에서 현실을 반영하고자 우연히 국회의원에 출마를 생각했다.
부인에게 상의하니 의외로 적극 지지하며 후보 등록 비용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이 마련해 보겠으니 나가보라고 했다. 그리고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그는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를 썼다. 그러나, 다른 국회의원들에게는 시골뜨기가 애쓰는 것이 우스워 보였나보다. 따돌림을 당하기 일수였다. 그러나, 그는 오직 자기 일만 쉬지 않고 열심히 하
였다.
그런데 두 번의 국회의원 생활을 하고 나니, 내가 여기 더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율곡 이이 선생은 먼저 자신의 실력을 닦고 때가 되면 나아가고 또 때를 알아서 물러나고 물러나서는 스스로를 닦으면서 다음 사람들을 교육하는 것이 선비의 바른 삶이라 했다. 이 늙은 농부의 삶이 율곡 이이 선생의 가르침에서 벗어나지 않는 아름다운 삶이다.
국회의원이라는 높은 명성을 깊은 철학과 덕이 없으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는다면 이것은 거짓이고 훔치는 추한 일이며 큰 잘못이다. 국민을 힘들게 하는 거짓 이름과 추한 이름을 얻어 인생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 차라리 이름 없는 농부가 자신의 역량에 맞게 밭 갈고 씨 뿌려서 조그만 것이라도 생산하여 함께 나눈다면 참다운 보람이 있을 것이다
불교를 공부하는 것은 먼저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고 더 나아가 모든 한계를 벗어나는 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성숙한 삶을 사는 사람일 것이다. 자기 앞의 삶에 감사하며 지혜와 자비를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문제가 많은 것은 내면적 성숙과 참된 삶의 보람을 찾기보다는 외형적 가치에 너무 집착하여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을 잃는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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