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한인타운 경제는 본국 경제상황, 미국경기, 그리고 타운자체 경제상황에 따라 30%, 40%, 30% 정도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중 타운자체 경기가 본국 경제상황에 의해 다시 한번 추가 영향을 받는 점을 고려한다면, LA의 타운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것이 어떠한 형태이건 대단히 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하물며 경제가 정치논리에 의해 이따금 좌우되는 한국의 특수상황을 고려한다면, 이제 막 끝난 4.15 총선 결과가 LA 한인타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는 탄핵정국으로 촉발된 정치불안 및 불확실성을 일단 제거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선거가 정당간 정책대결이나 경제현안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구태의연한 지역 및 세대간의 갈등, 보혁 투쟁, 반미 대 친북 등으로 상징되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구도를 보다 극명하게 대립시켰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파가 국회에 다수 진출하면서 각종 노사정책 등이 노조편향적으로 치우칠 우려가 있고, 그러한 진보의 승리가 마치 반미정서인양 잘못 확대 해석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기업들의 투자 마인드 저하 및 자금의 탈 한국 현상 심화 등의 폐해를 감안한다면 경제적인 면에서 걱정이 앞서는 점 또한 사실이다.
여기서 총선 이후 한국상황이 한인타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리 부정적이라고 만은 할 수 없다. 우선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그 동안 훼손된 경제성장 잠재력을 복원시키고, 각종 경제현안 및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대야소의 새로운 정치구도로 인해 1997년 말 이후 IMF 외환위기 극복 때 보여주었던 정치적 리더십의 재현을 기대해 볼 수 있고, 과거 투쟁위주의 노동운동이 진보정당의 원내 진입으로 노사관계가 오히려 대화와 타협위주로 개선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출위주의 산업정책은 그대로 지속될 것이고, 북 핵 및 대 이라크전쟁 관련 대미관계는 원만하게 협상이 이루어져 LA 한인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란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될 때 침체의 가능성이 커지며, 불확실성이 감소함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증대하게 되어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감소한 이번 총선 결과는 아무래도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더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된다.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출로 성장과 분배 중 어느 쪽을 더 우선 시해야 하느냐는 기본적인 정책 논란이 다시 부상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소모적인 정치 행위도 예상할 수 있으나 결국 행정부의 경제 정책은 여당이 압승을 거둔 국회와의 원활한 조율로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 후 야당이나 여당 모두 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어 정당간의 협조도 경제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비교적 원만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선 자금 파문으로 크게 위축되었던 재계도 총선 이후 대선 자금 정국의 조기 해결 가능성이 증대함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며, 이곳 타운 경제에도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 동안 한인타운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해온 한국 투자자금 유입은 당분간 꾸준히 지속되고,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경제로 인해 관광수입 등 무역의 거래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약속이 취소되어야만 하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한국 경제 또한 투자 분위기가 점차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유 재환/한미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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