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소설가
얼마전 도올 김용옥씨가 쓴 “젊은이들이여, 거리로 나가라!”와 “민중의 함성, 그것이 헌법이다!”라는 글을 읽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면 사고방식과 생활의 양상이 바뀌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 변화의 방향이 성실하고 진지한 쪽이 아니고 그 바탕에 건강하고 진취적인 사회 철학이 깔려있지 않다면 꽤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형화 되어가고 있는 사회에서 그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규제할 수 있는 법이 무시된다면 그 사회가 당면할 것은 혼돈과 무정부 상태밖에 없다.
김씨는 민중의 함성이 헌법이라고 말하면서 한국 헌법이 미국이나 영국의 헌법과 달리 역사적 체험의 축적 없이 일시에 몇 명의 제헌위원이 탁상에서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에 하나라도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헌법이 그들의 것보다 치졸하다고 생각한다면 실로 대단한 오류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이 그렇게 오랜 경험을 하고 피를 흘리며 쌓아올린 치적에서 한국이 배워올 수도 있다. 그 절차와 경험을 몸소 똑같이 겪어야만 그만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이 흘린 피에서 내가 배울 수도 있다.
한국 사람은 이성보다는 감성이 더 발달된 사람들이다. 김용옥씨의 글도 역시 두뇌보다는 가슴에 호소하고 있다.
우리끼리 살 수 있던 시대는 이제 가고 없다. 싫어도 좋아도 우리는 좁아지고 있는 지구 울타리 안에서 더 가깝게 다른 나라와 묶여서 살아야 한다. 아무렇게나 가슴으로 생각하고 감성으로 일을 저지르면서 욱하는 감정만으로 살수는 없다. 냉정하게 이성을 가지고 생각하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세계 경쟁에서 뒤떨어지게 되고 또 한번 외세로부터 수모와 시련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은 거리로 나가지 말아야 한다. 4.19와 6.3사태 때는 거리로 뛰쳐나가서 일이 해결되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21세기다. 좀 더 세련된 방법이 필요하다. 머리로 생각하고 머리로 행동할 수 있는 이성인이 되어야 그 때 비로소 한국은 엉터리 정치인과 사이비 사상가를 몰아내고 진정 사랑과 화합으로 어우러진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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