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닌가 보다. 북한 용천역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의 날벼락이었다.
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이 한순간 허공으로 사라져 버리고 수천명의 부상자가 지금 말로 형언하기 힘든 고통 속에 있다. 죽음의 공포 앞에서 침상 하나도 얻지 못해 복도에 우두커니 서서 엄마의 품에 안겨 한쪽 실눈만 겨우 뜬 채 애처롭게 쳐다보는 한 어린 소년의 슬픈 눈망울을 보며 저 어린이에게 무슨 죄가 있나 싶다.
손만 약간 데여도 그렇게 아프고 쓰라린데 중화상을 입은 많은 어린이들이 마치 울지 못하는 석고상의 아이처럼 그냥 누워만 있는 모습에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저들이 누구인가. 내 사랑하는 자녀요, 동생이요, 형제요, 한겨레이다. 저들의 죽어 가는 모습 앞에 저들의 고통스런 신음 앞에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나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의 작은 사랑과 위로와 정성이 저들의 상처를 싸매 주고, 저들의 눈을 보게 하며, 저들의 고통의 신음이 멈추게 할 것이며, 나아가 저들의 고귀한 생명까지 건져 주게 할 것이 분명하다. 성경에서 강도 만나 죽어 가는 나그네를 보고 피해간 제사장처럼, 못 본 채 지나친 레위인처럼 살지 말고. 사랑이 고갈된 이 시대에 작은 사랑의 실천자로서 그의 생명을 구해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는 지난해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방화사건과 수년전 상인동 지하철 폭발사고 모두를 겪은 아픔이 있기에 지금 북한에서 당한 슬픔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때 미주 한인사회에서 보여준 뜨거운 사랑, 고마운 마음을 기억하면서 또 한 번 우리 민족의 뜨거운 동포애와 사랑이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나 주길 기대해 본다. 가만히 있는 것도 죄라고 하지 않는가.
조 무 제 <경상북도 LA파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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