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한마음선원)
사월 초파일은 부처님의 고요한 빛이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는 날이다. 삼천 년 전, 석가모니 부처께서 우리 마음에 진리의 등불을 밝히러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불자들은 청정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합장하며 부처님 전에 연꽃등을 단다.
등불은 마음이 부처임을 뜻하며, 연꽃은 우리의 마음이 본래 물들지 않아서 부처님의 마음과 다르지 않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욕심을 버린 무심(無心)으로 연등을 달면 마음은 스스로 밝은 무량공덕의 빛을 비춘다. 이렇게 진실한 믿음으로 연등을 밝히면 부처님께서 칭찬할 것이며, 삶은 스스로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부처님 회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께 등불 공양을 올렸다. 새벽이 되어 모든 등이 꺼졌으나 가난한 여인의 조그만 등불은 꺼지지 않았으며, 진실한 마음의 등불을 밝힌 여인은 성불의 수기를 받았다. 부처님 오신날, 자신의 깊은 내면에 마음의 연등을 밝히고 도량에는 모습의 등을 달자. 그리고 기쁜 날을 모두 함께 나누자.
어느 한 불자는 아침마다 마음의 촛불을 밝히고 그 촛불을 생각나는 모든 이들에게 나누어준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도 잘되고 나누어준 사람들도 잘된다고 한다. 이러한 마음 밝힘과 나누어줌은 불법 수행의 핵심이며 좋은 방편이다.
마음을 밝히는 것은 본래 마음이 밝아서 꺼지지 않는 등불과 같음을 믿는 것이며 중생의 소견을 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밝은 마음으로 걸림 없는 자유인의 삶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내면의 밝은 빛이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나투어 지도록 하는 것이다.
첫째는 나의 주인공이 -마음의 근본인 한마음- 부처님임을 믿는 것이다. 믿음을 통해 부처님의 원력(願力)은 나투어진다. 대행스님의 법어에 믿음이 제일이다. 믿음 속에 일체가 다 들어 있으니 믿으면 그 뿐이다.하였으니 믿음은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수행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밝은 마음을 가리는 것은 번뇌 망상 때문이며 ‘나’라는 집착을 근본으로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일어나는 것이니, 마음속 한 생각도 착(着)을 두지 말고 놓아버려 허공과 같이 하는 것이다. 그리고 허공과 같이 모습이 없으면서도 알고 행하는 나는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을 근본 지혜로 삼는 것이 마음의 연꽃등을 다는 의미이다.
셋째는 중생의 마음으로 하는 행위는 낱낱이 자성불(自性佛)의 빛을 가리는 업식의 때가 되는 것이니, 밝고 고요한 마음으로 함이 없이(착이 없이 놓고 치우침이 없는) 바른 말을 하고 허공을 나는 새와 같이 자취 없는 청정한 행(行)을 하는 것이다. 일체의 잘잘못의 분별이 없고 어떤 대상에도 머무르지 않아서 물듦이 없는 마음이어야 한다.
’아함경’에 물 속에 백련화가 아름답게 피었으나 진흙에 물들지 않고 그윽한 향기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듯 나 또한 세상에 나와서 세상과 어울리니 물들지 않는다.
번뇌 끊고 버릇 버려 삼독(三毒)의 화살을 뽑아버리니 생사의 모든 굴레를 멀리 벗어나 부처라 이름한다.고 하였다. 영원한 부처님 오신날은 백련화와 같은 깨끗한 마음의 등불을 밝혀 높이 다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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