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뻑하면 ‘좌파=빨갱이’ 진보 가로막아
보수는 약육강식, 진보는 함께 살기
민주주의선 열국지 리더십 불필요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 특강에서 정(政)ㆍ경(經)ㆍ권(權)ㆍ언(言) 의 유착을 ‘조폭’에 비유하며 이들의 ‘특권 문화’를 바꾸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노 대통령의 이날 강연에는 직무가 정지된 63일 동안 관저에서 칩거하며 다져온 국정운영 구상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의 발언들은 국회 탄핵 의결 이전을 방불케 하는 직설적인 화법이 많았다.
▲조폭적 특권문화
노 대통령은 조폭문화는 자기들끼리 칼 같이 법을 세워놓고 외부 세계에는 전혀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무조건 비열한 수단 동원해 공격하고 전혀 룰(법칙)을 인정하지 않고 그 사이에서 철저한 충성과 보상의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이 개혁의 대상으로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을 재차 지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강연 후 ‘특권적 조폭문화’가 아니라 ‘조폭적 특권문화’의 청산을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정 신문이나 정당을 지칭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노 대통령은 이 문화가 지난날 우리 정치였고 잔재가 남아 있다며 권언유착은 끊긴 것 같지만 정언유착, 정경유착은 청산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특히 정부 안 권력기관에도 정언유착의 사고 잔재가 남아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진보와 보수의 정의
노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뻑’하면 진보는 좌파고 좌파는 빨갱이라고 하는데 이는 한국사회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놈의 보수 다 갖다 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는 것이라며 한국처럼 아주 오른쪽에 있는 나라는 바꾸지 말자는 기득권 향수가 강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크게 봐서 보수는 적자생존, 약육강식에게 가깝고, 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노벨상 수상자도 성장과 분배는 같이 가야 장기적으로 성공한다고 했다며 경제위기론에 동의하지 않고 내가 있는 동안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열국지의 리더십
노 대통령은 리더십과 관련 열국지 시대의 리더 자질을 갖고 와 하라는 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열국지에 설득 잘 하고, 말 잘하고, 선동능력도 있어야 한다고 나오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이런 것 없어도 한다고 답했다. 열국지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이달 초 자신의 애독서라고 공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이 언급은 고 전 총리를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이 3,4개월 전부터 했던 말이라고 연관성을 부인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리더십 덕목으로 정치의 최고의 단수는 정직과 투명한 것, 여럿이 낭패보지 않을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칠기삼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통령이 된 이유에 대해 사주가 제법 괜찮고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한다며 시대가 요구하는 것과 상징적으로 비슷하게 보여서 그러니 ‘너 대통령 한번 해라’고 시켜준 것 아닌가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점 치고 될 거란 확신 가졌다고도 소개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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