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됐다.
’한국 축구 해결사’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첫 시험대서 짜릿한 승리를 신고했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이동국과 최진철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본프레레 감독은 이로써 첫 단추를 잘 꿰는 데 성공했으며 한국은 터키, 베트남전에 이어 기분좋은 3연승을 거두며 2004아시안컵 전망을 밝게 했다.
2002한일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이룬 ‘영광의 땅’ 광주에서 승리를 일궈 기쁨이 두배가 된 가운데 바레인과의 역대전적 간격도 9승3무1패로 벌렸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본프레레 감독의 스타일은 스피드를 중시한 화끈한 공격축구였다.
본프레레 감독은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설기현과 정경호의 위치를 가운데로 좁히고 포백 수비라인의 양쪽에 포진한 이영표와 현영민의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등 공격 지향의 역동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안정환, 김남일, 김태영, 차두리 등 기존 주전 멤버가 부상 등으로 벤치를 지켰으나 전력은 공백은 없었다.
한국의 첫골은 눈깜짝 사이에 터졌다.
’롱드로인’의 명수 현영민이 전반 2분 왼쪽 엔드라인에서 문전으로 길게 던저준 볼을 김은중이 상대 수비수와 경합하며 백패스했고 이동국이 기다렸다는 듯이 떨어지는 볼을 논스톱 슈팅한 게 모하메드 바세르의 다리 사이를 뚫고 그물을 힘차게 때렸다.
벼락골로 기세가 오른 한국은 2분 뒤 정경호가 아크 앞에서 강하게 왼발 터닝슛한 것이 크로스바를 퉁기고 나와 3만5천여 관중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본프레레 감독의 단내 나는 강훈련을 소화했던 태극전사들은 수비시에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등 전과 다른 투지를 보였다.
공격의 주도권을 쥔 채 좌우를 폭넓게 활용한 한국은 이후에도 줄기차게 바레인의 문전을 두드렸으나 부정확한 센터링으로 완벽한 득점찬스를 잡지 못했고 40분 현영민이 수비지역에 패스 미스로 슛 기회를 허용하는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조용하던 관중석에 다시 한번 우레와 같은 함성이 울린 것은 전반 종료 4분전.
한국은 41분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이을용이 왼발로 감아 찼고 세트플레이에 가담해 용수철처럼 솟구친 최전철이 교과서처럼 방향을 틀며 머리로 받아 넣어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맏형인 최진철은 지난 2001년 1월 미국에서 열린 북중미골드컵 코스타리카와의 4강전에서 골을 뽑은 이후 3년여만에 자신의 A매치 2호골을 기록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을용을 빼고 김정겸을 투입한 한국은 6분 바레인의 공격수 알라 후바일에 슛 찬스를 내줬으나 불발에 그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은 이후 공격의 고삐를 놓지 않고 공격을 펼쳤으나 완강하게 저항한 바레인의 골문은 좀체 열리지 않았다.
12분 김은중이 이동국의 크로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문을 외면했고 15분 이영표가 트레이드마크인 헛다리짚기로 수비수를 제친 뒤 옆으로 살짝 내준 패스를 정경호가 대포알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 역시 무위에 그쳤다.
바레인도 26분 모하메드 자파르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이운재가 몸으로 막아 영패를 면하지 못했다.
선제골로 ‘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자리를 예약한 이동국은 30분에도 추가골을 터뜨릴 천금의 기회를 잡았으나 잘맞은 발리슛은 아쉽게도 골문을 살짝 벗어났고 인저리타임에 쏜 중거리슈팅도 상대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한국은 하지만 마무리가 매끄럽지 못해 더 많은 골을 수확하지 못했고 포백 수비라인이 상대에 공간 패스를 내주는가 하면 허리 등에서 패스 미스도 잦아 44년만의 우승을 넘보고 있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았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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