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남이어 막내 보내고 모친 이애자씨 목놓아
108경찰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7일 순직한 마이클 이(38 한국명 이정균)씨의 형 이동균씨도 이미 7년전 권총 강도에게 피살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들의 비극적인 가족사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두 형제의 어머니 이애자(64)씨는 26일 롱아일랜드 파인론 묘지를 찾아 이 경관의 49재를 치루고 마지막 남았던 이승과 저승과의 끈을 놓았다.
이 경관은 퀸즈 롱아일랜드시티 관할 108 경찰서 소속으로 지난달 2일 업무 중 과로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급송됐으나 5일 뒤 끝내 사망, 시경국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장례식을 거쳐 장지에 안장됐었다.
이애자씨는 이렇게 떠나간 막내아들의 묘지를 이날 셋째 딸과 함께 찾아 고인이 생전 즐겨먹던 음식을 차려 놓고 49재를 드리고 작별인사를 한 것이다.
이애자씨의 마음이 더욱 찢어지게 아팠던 것은 막내아들의 묘지 바로 옆에 장남 이동균(사망당시 37세)씨도 안장돼 있기 때문이다.이동균씨는 맨하탄 28가와 2애비뉴에서 그로서리를 운영하다 1997년 9월27일 귀가중 업소 인근 주차장에서 3명의 10대 권총강도에 의해 총격을 받고 불귀의 객이 됐었다.
49재를 지니고 베이사이드 자택으로 돌아온 이애자씨는 이 경관 사망후 언론과 가진 첫 인터뷰에서 오늘 마지막으로 더운밥 한끼라도 먹이고 보내려고 갈비찜, 갈비구이, 나물들과 과일을 갖고가 재를 지냈다며 나는 아직도 그애가 묘지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지금도 일 다니고, 가끔 집에 나를 찾아오고, 전화도 걸고 할 것 같아 사망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흐느꼈다.
이씨는 그러나 두 아들의 갑작스런 사고에 대해 명이 짧아서 간 것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를 탓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이번에 성대하게 경찰장을 치뤄 주고 우리 가족에게 계속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경찰에게 고맙다. 또 우리가 가계를 꾸려나가 애들 모두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 자신의 앞가림을 하도록 가능케 해준 미국사회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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