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前법무 퇴임식…진짜 하고싶은 말은 못하고 떠나는 게 이별
흰색상의.검은치마 차림…퇴임사 도중 간간이 목이 메기도
여러 가지 권력관계, 정치적 네트워킹 속에서 본연의 업무보다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할 때 많은 회의를 느꼈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29일 오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재임 중 겪었던 어려움을 이같이 토로했다. 그의 이 한마디에는 송두율 교수 사법처리 여부와 불법 대선자금 수사,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기소권 부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에 휘말렸던 당시의 심적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는 원색 의상을 즐겨 입던 평소와는 달리 검은 치마에 흰색 재킷을 걸친 차분한 옷차림으로 이임식장에 들어섰다. 착잡하지만 가볍고 따뜻한 마음과 평화로움도 있다고 운을 뗀 퇴임사가 이어지는 동안 간간히 목이 메기도 했다. 전날의 밝았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이임식 내내 침울한 표정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저의 상징인 양, 이미지인 양 개혁을 말해왔고 저도 수 없이 여러분께 개혁을 말했다고 지난 1년5개월을 회고한 그는 개혁이 때로는 제도의 개혁이라고도 하고 문화의 개혁이라고도 표현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사랑을 얻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일이며 그것을 가로막는 서로의 불신을 없애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임 초기 대통령이 주재한 ‘검사와의 대화’에서 평검사와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기도 했던 그는 전국의 검사 한명 한명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처음에 낯설게 만나 오해도 많았고 갈등도 있었지만 결국 하나의 길을 찾아왔다며 서로 따뜻한 신뢰와 사랑을 나누고 떠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퇴임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이해찬 총리 집무실에서 열린 장관업무 인수인계식에서 강 전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최근 식사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날(28일) 아침에…라고 짧게 답했다.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좋은 말씀을 했지만, 인사 대상자로서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사퇴를 먼저 요청했는지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그러나 그는 사퇴 이유가 건강문제인가라는 질문에는 얼굴에 뭐가 난 것도 다 없어졌는데…라며 우회적으로 부인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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