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새 둥지인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에서 주전 1루수 기대를 모았던 `빅초이’ 최희섭(25)의 치열한 주전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최희섭은 2일(이하 한국시간) 페트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뒤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2사에서 대타로 한 차례 타석에 올랐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 달 31일 전격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데 이어 1일 데뷔전에서 시원한 2루타를 날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던 최희섭의 이적 후 첫 선발 제외.

대신 1루에는 전날 우익수로 뛰었던 숀 그린(31)이 기용됐고 우익수는 이적생 스티브 핀리에게 중견수 자리를 넘겨준 밀턴 브래들리가 맡았다.

좌타자인 최희섭이 시카고 컵스와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처럼 상대팀의 선발투수가 우완일 때만 선발출장하는 `반쪽 1루수’ 신세가 된 셈이다.

짐 트레이시 다저스 감독도 (상대팀 선발이) 우완일 때는 1루에 최희섭, 그린(좌타자)을 우익수, 좌완일 때는 1루에 그린, 외야에 제이슨 웰스(우타자)를 기용하겠다며 `플래툰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실제로 1일 샌디에이고 선발이 우완 제이크 피비일 땐 1루에 최희섭이 선발출장했지만 이날 좌완 데이비드 웰스가 상대 선발로 투입되자 그린이 1루수로 나섰다.

붙박이 1루수 라이벌인 그린은 다저스의 간판타자나 다름없어 최희섭의 쉽지 않은 승부를 예고한다.

지난 93년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문한 그린은 2000년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로 옮긴 뒤 2001년 49홈런(내셔널리그 공동 4위), 2002년 42홈런(공동 3위)의 장타력을 뽐냈고 올 시즌에도 14홈런 등 타율 0.263, 54타점을 기록중이다.

컵스 시절 1루수 자리를 다퉜던 에릭 캐로스나 플로리다 때 경쟁자였던 윌 코데로, 데이먼 이즐리보다 중량감에서 훨씬 앞선다.

그러나 최희섭에게 새로운 경쟁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플로리다 때 반쪽 1루수의 난관을 딛고 시즌 15홈런 등 타율 0.270, 40타점의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보였고 후반기 들어 방망이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어 트레이시 감독의 강한 믿음을 얻는 것이 최희섭의 노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최희섭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이치훈씨도 오늘 경기의 상대 선발로 좌완투수가 나와 선발출장하지 못했지만 다저스가 1루수가 필요해 희섭이를 데려온 만큼 기회는 플로리다 때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본다며 희망섞인 전망을 내봤다.

한편 다저스는 연장 12회 터진 로빈 벤추라의 솔로홈런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고 9회 등판해 3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마무리 에릭 가니에는 구원승(시즌 4승30세이브), 12회를 무실점으로 봉쇄한 대런 드라이포트를 세이브를 각각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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