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뉴욕한마음선원)
효(孝)는 모든 덕행(德行)의 근본이라 한다. 불법에서도 효는 중요하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부모와 처자(곧 인륜)를 버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나’를 깨달으시고 모든 고뇌에서 해탈하여 자유인이 되신 후에 때를 기다려 카필라국에 가셔서 아버지 정반왕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고 아버지를 번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게 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를 치를 때에는 아버지의 시신을 운구하는 대열에 들어서 한 쪽을 같이 들으셨다. 법으로는 삼계의 혜부(蕙父)이시지만 현상세계의 부자의 인연을 져버리지 않고 인륜의 아름다운 법도를 행하신 것이다.
이러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효는 대효(大孝)로서 육신의 한계 안에서 행하는 효를 넘어서 아버지를 영원한 진리와 참다운 행복의 세계로 인도하는 큰 효를 행하신 것이다.
진리를 구하기 위해서 출가하신 것은 겉모습의 떠남일 뿐,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구제하시려고 하신 마음은 더욱 깊은 사랑으로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진실한 불자들이 행한 효행은 헤아릴 수 없다. 목련존자는 우란분재를 베풀어서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제도하여 천상에 나게 하였으며, 수많은 스님들과 재가불자들이 공덕을 닦아서 부모님을 악도에서 벗어나게 하고 천상이나 부처님 국토에 태어나게 하셨으니, 불법문 가운데 효도는 크고도 영원한 공덕을 담은 대효(大孝)이다.
어느 불교잡지에 ‘누룽지 Day’라 말하는 사람의 글이 있었다. 오늘날 물질문명의 화려함과 이기적인 욕망 속에 눈이 멀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우리의 아름다운 정신문화인 효가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를 다시 깨워서 아름다운 사회를 가꾸자는 운동이 ‘누룽지 Day’운동이라 한다.
매월 8일을 ‘누룽지의 날’로 정하여 옛날 어린 나에게 누룽지를 긁어주시던 어머니의 구수하고 따스한 사랑을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모님께 절하고 편지를 쓰는 것이다. 참 좋은 생각이다.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불자라면 거기에 한 가지를 보태도 좋을 것이다. 부모님을 위하여 공덕을 닦는 것이다. ‘뜻으로 푼 금강경’이나 ‘뜻으로 푼 천수경’을 한 번 읽어 드려도 좋다.
시간이 없으면 ‘반야심경’을 한 번 읽어도 좋다. ‘관’(觀)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선행을 한 가지 실천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불자들은 위없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긍지를 지니고 살아간다. 그러한 긍지는 일상생활의 가장 사소한 것에도 표현되어야 한다. 표현되도록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 실천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불법을 모르는 사람도 조심하는 행위를 불자가 서슴치 않고 행하며 사소하게 여겨서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때는 불자가 아니다.
작고 사소한 일에서 불자의 도리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근본이 바르게 서야 할 것이다. 마음을 바르게 하는 실천으로 부모님께 효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누룽지의 날’과 같은 작은 실천을 해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효는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자신을 내세우고 욕망을 따르는 막행을 다스리면서 부모님께 기쁨과 보람을 드릴 수 있는 삶을 살려는 노력 속에 조금씩 피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효의 실천은 이기적 욕망에 빠진 ‘작은나’를 버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큰 나’(인간의 본성을 따르는 참 나)로 돌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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