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월 스님(백운 선방)
우리가 한국에서 생각하던 미국은 그야말로 장미 빛 꿈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민 온 역사가 짧은 탓으로 타민족에 비해 힘든 노동에 적은 수입에 기진맥진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더 많다.
그래서 마음들이 넉넉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도 많으며 지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열심히 살아 꿈을 이루어 보려고 하다가 이미 연로해지고 마니, 인생은 어차피 한바탕 꿈이런가. 그 와중에 종교라는 이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니, 날마다 시비만 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 민망할 때도 있다.
뉴욕에서 느끼는 것은 나에게는 그리 밝은 기억이 아니다. 방학에 어느 절에 왔다가 너무 힘이 들어 나온 기억, 어느 불자가 초청하고 마음을 바꾸어 죽도록 고생한 기억, 남의 절로 다니면서 여인들의 질투로 힘들었던 기억, 그리고 조그만 처소를 장만하니 비방을 받아 신도가 없어, 렌트비를 걱정해야 하는 현재실정 등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다. 그리고 자신보
다 가난하고 이제 이민 온 같은 동포에게 렌트비를 더 물게 하는 비양심적인 처사 등, 나에게는 뉴욕이 정말 자다가도 놀랄 만큼 힘들고 어려운 곳이다.
그러나 반대로 고마운 분들도 있었다. 비구니 처소에서도 안 재워주는데, 받아 재워준 스님, 보살님, 기독교신자, 돈이 떨어졌을 때 흔연히 돈을 건네준 이름도 모르는 한국 여성 등이 있어 아직도 뉴욕에 머물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이 한국인 사이에만 있는 현상인가 했더니, 외국인들도 대동소이하였다.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을 바꾸는 바람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인도는 대륙이 넓고 특히 히말라야 지대는 대부분 산악지대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쉽게 변덕을 부리지는 않는다. 물론 대도시인들은 세계 어디나 각박하고 인색하지만...뉴욕을 이해하려면 이제 바람을 알아야겠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방향을 바꾸는 바람 때문에 사람들도 변덕스럽고 믿을 수가 없는가 보다.
산 사람들은 대부분 솔직하고 믿을만한 편이다. 산의 웅장함과 부동의 모습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지도 모른다. 우리 나라의 산은 작고 능선이 이어질 정도로 많은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고 도량이 좁아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고 질투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풍수를 배우면 풍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깨달음을 이룬 분들은 거의 산을 의지하고 나온다고 한다. 산은 말없이 매일 사람에게 법문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이라고 한다.
요즘 방책에는 동양의 풍수와 서양의 인테리어가 만나 새로운 책들이 나오고 있다. 풍수는 어찌 보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과학일 수도 있다. 분자로 구성된 우리 몸에 다른 성질의 분자가 작용을 하면 변화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일어났다가 인연이 다하면 없어지는 것이니, 애석해 하거나 원통해 할 필요가 없다고 했나보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은 좋은 인연을 만들 수도 있고 일찍 다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는 것이다. 불교는 운명론이 아니다. 어찌 보면 초과학이며 과학의 범주를 넘어서서 심리학 부분까지 고려된 깨달은 자의 진리이다. 자신을 알고 남을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던가. 이제 한 가지만 알지 말고, 둘도 아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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