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인 목사(뉴욕새소망장로교회)
인간은 착각에 산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내려 온 말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그 착각의 실제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 착각을 해도 너무 착각을 하며 아주 온전히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사람들은 이런 저런 수많은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어떤 때는 자기를 완전히 파멸시키는 심각한 착각 때문에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착각은 인간에게 필요할 때도 있다. 연약한 인간은 험한 세상 속에서 전혀 착각 없이 자신의 실제와 마주치며 살아갈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착각이 그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말이다.
사람이 전혀 착각이 없다면 무거운 짐과 고뇌 속을 헤매다가 절망의 늪 속에서 결국 질식하고 말 것이다.그렇지만, 인생은 하나 뿐이다. 그리고 기회는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인생을 착각의 수레바퀴 속에 그냥 굴러가게 놓아둘 수 없다. 자신을 냉철하게 객관화하
여 바라보고 비판해 보며 좀 더 확실히 파악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내적인 눈을 뜨고 하나님 말씀을 통해 지혜를 배워서 하나씩 착각을 헤아리고 그 착각 속에서 벗어나 성화하고 발전해 가야 한다.
한 번은 설교 초청을 받아 어느 교회에 가서 열심히 설교하였다. 설교를 잘했다고 생각하였다. 후에 가까운 한 친구를 만나 자긍심을 가지고 그 때 설교한 것을 자랑하는데 그 말을 듣고 있던 친구가 말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 교회 목사가 자네 설교에 대해 호되게 비판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 동안 나는 얼마나 허망한 착각
속에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가슴 깊이 박혀 오랫동안 부끄러워했던 적이 있다.
현대 교회나 목사들도 착각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교인들이 많고 북적거리는 교회를 보면 교회가 훌륭하고 잘 되는 교회라고 생각하며 그 교회 목사는 훌륭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교회를 시무하는 목사들 자신이 그런 착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큰 교회가 모두 훌륭한 교회처럼 느껴지지 않고, 내가 만나는 큰 교회 시무 목사들이 모두 그렇게 훌륭하기만 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풍부에 취하여 인격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심한 병들을 가진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 시대의 참 교회는 북한의 지하교회에 있고, 회교국가들 속에 깔려서 존재하고 있고, 중국 지하교회 속에 있고, 불쌍한 자들과 변두리 사람들 속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건물이 번듯하고 으리으리한 교회에는 오히려 주님이 불편해하시는 모습이 느껴진다. 그런데도 저들은 구제하고 도와준다고 돈 몇 푼 보내주면서 저들 앞에 으쓱대며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크게 자랑하는 것을 많이 본다.
나는 지금까지 내 속에 그리스도만 살아 계시며, 그 분과 진정 사랑의 교제를 하며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도 속에 자세히 보니 전혀 그렇지 않고 나만 선명하게 살아 있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고 주님의 뜻대로 산다고 하는 삶에도 자세히 살펴보니 오직 나만 선명하게 존재하고 주님은 보이지 않았다.
나 뿐만은 아닌 것 같다. 혹시 자신이 오히려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연약한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는지 심각하게 자신을 살피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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