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뉴욕한마음선원)
칠석은 도교적인 신앙이 담긴 우리의 세시풍속으로 불교에서는 중생들의 행복을 위하여 이를 포용하였다. 칠석은 중생심을 칠성불의 깨달은 마음으로 이어주는 날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마음에 자기 부처(自佛性)가 있으니, 이 ‘참나’(主人公)의 원력을 사용하는 자유인의 삶이 되도록 발심하고 진실한 마음과 정성을 법계(法界)에 올려서 증명해 주시기를 청하는 정진의 날로 삼은 것이 옳을 것이다. 생활 속에서 주인공(부처님)의 공덕을 나투는 것은 진실
한 마음과 간절한 믿음에 있다. 다음에 나오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아이의 생활에서도 진실한 마음과 간절한 믿음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벌집에 살아요. 한 울타리에 55가구가 사는데 우리 집은 32 호예요. 우리는 4식구가 살아요. 방은 라면 박스만 해서 같이 잘 수가 없어 엄마는 구로2동에 있는 술집에서 주무시고 새벽에 오세요. 아빠는 청송교도소에 계시는데 엄마는 우리보고 죽었다고 말해요. 부처님, 우리는 참 가난해요. 그래서 동회에서 구호양식을 주는데도 도시락 못 싸 가는 날이 더
많아요. 지난 부처님 오신날 제가 엄마 때문에 기도하면서 운 것 부처님은 보셨겠죠.
저는 죄가 통 없는 사람인줄만 알았던 거예요. 친구들이 엄마보고 술집작부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구요. 매일 술 먹고 죽자고 주정하는 엄마가 얼마나 미웠는지 아시죠? 집에 와서 부처님께서 자비를 베풀어주실 거라고 생전 처음으로 말씀을 드렸답니다. 몸이 아파서 누워 계시던 엄마는 화를 내면서 집주인이 전세금 50만원을 더 올려달라고 하는데 부처님이 당장 50만원만 주시면 네가 믿지 말라고 해도 믿겠다고 하시지 않겠어요. 저는 엄마가 부처님을 믿겠다는 말이 신이 나서 기도한 거 부처님은 아시지요? 학교 갔다 집에 올 때도 몰래 법당에 들어가서 기도했잖아요. 근데 마침 어린이날 기념 글짓기 대회에 선생님
께서 저를 뽑아 주셨어요. 부처님, 그 날 제가 특등 상을 타고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시지요.
저는 청송에 계신 아버지와 서초동에서 꽃가게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던 때를 그리워하며 불행한 지금의 상황을 썼거든요. 그런데 그날 저녁에 글짓기의 심사위원장을 맡으신 할아버지 동화작가 선생님이 저희 집에 찾아오신 거예요. 할아버지는 지으신 동화책 5권을 놓고 가셨는데 책갈피에서 수표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할아버지께서 가져 오셨지만 사실은 부처님께서 주신 거라고 말하려는데 엄마도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부처님께서 자비만 주신 것이 아니라 50만원도 주셨다고 울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할머니와 저도 감사의 눈물이 나왔어요. 고마우신 부처님! 참 좋으신 부처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주신 수표는 제가 커서 꼭 갚을게요. 그러니까 제가 어른이 될 때까지 동화 할아버지께서 건강하게 사시도록 부처님이 돌봐주세요.
이 어린아이와 같은 진실한 마음과 간절한 믿음이 바로 우리의 마음에 불을 밝혀서 부처님의 원력이 나투어지게 하고 그럼으로써 우리의 삶을 밝힐 수 있다. 칠석은 깊은 밤하늘에 칠성의 밝은 별이 떠오르게 하는 뜻이다. 북두칠성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돌면서 어두움을
밝히듯이, 주인공을 믿는 마음을 중심으로 지혜의 빛을 나투면서 우리의 삶을 잘 굴린다면 주위는 모두가 행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칠석은 자성불을 믿고 깨달아 삶을 밝히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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