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한국이 발전하기는 많이 발전한 모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어른들은 맛있게 먹을 것이 없다고 투정하는 아이들에게 ‘보리고개’ 한마디로 말을 막으시곤 했다. 보리고개라는 말이 그 아이들에게 도대체 동네에 보리고개라는 것이 있어서 사람들이 그 고개를 올라갔나 의문을 가지면서도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보리고개라는 말의 효험은 사라지고 ‘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친구들 사이에 그냥 농담식으로 ‘잘먹고, 잘살라’라는 식의 말이 이제는 현실로 이루어진 모양이다. 먹지 못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먹지 않을까, 먹어도 몸에 좋은 것만 먹을까 하는 시대가 왔으니 선진국형 생활수준으로 들어왔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웰빙이라는 말이 한마디로 먹는 것에 관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모든 환경을 이루는 것이 웰빙이다. 한국말로 ‘복지’(福祉)라는 말로 바꾸어 쓸 수 있는데 먹고, 입고, 마시고, 사는 모든 분야에 있어서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웰빙이다. 사실 우리는 웰빙을 누려야 한다. 이왕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사람답게 대접을 받고,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처럼 사람은 사랑 받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웰빙은 단지 풍요를 누리고, 편안한 생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잘사는 만큼 잘 행동(Well-doing)해야 한다.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되고, 43세에 미국 최대 부자가 되고, 53세에 세계 최대 갑부가 되었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55세 때 그는 불치병으로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최후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 병원 로비에 걸린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 병언 복도를 지나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귀를 열어 보니 입원비 문제로 다투는 소리였는데, 병원 측은 병원비가 없어 입원이 안 된다고 하고, 환자 어머니는 입원시켜 달라고 울면서 사정하고 있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게 하고, 누가 지불했는지 모르게 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운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자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나중에 자서전에서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을 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그때부터 그는 나눔의 삶을 작정하게 되었고,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신기하게 그의 병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록펠러 재단을 통해 선한 일에 힘썼다. 나중에 그는 이렇게 회고하였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며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Well-being은 단지 육신을 위해 사는 것만은 아니다. 보다 더 큰 내면의 양심의 소리, 선한 것을 향해 달려가라고 하는 영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아무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년을 유하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 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 저것을 하리라 할것이거늘 이제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자랑하니 이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이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야고보서4:13-17)
어느 날, 한 여성이 영국 문호 카알라일에게 “인생이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았다. 이때 칼라일이 “젊은 자매여, 광대하고 복잡한 문제로 뛰어들지 말고 간단하고 정결한 삶에서 지족을 배우시고 매일 일과에 충실하세요”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만족하지 않으면 질투와 욕심이 생기고, 욕심이 생기면 자기를 잃고, 다른 사람을 잃게 된다. 이렇게 되면 웰빙의 의미를 모르게 된다. 웰빙도 모르면 잘하는 것(Well-doing)은 생각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웰빙(Well-being)의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잘하는 것(Well-doing)의 수준까지 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웰빙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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