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공 스님(뉴욕 한마음 선원)
우리 고유의 민속 명절인 추석은 참으로 아름다운 날이다. 하늘을 맑고 푸르러 삶의 무게에 눌린 우리에게 여유를 주고 열린 마음으로 꿈과 이상을 생각하게 하는 철학의 계절이다.
또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져 그 동안의 노고를 통해 결실을 거두며 산하(山河)는 아름다워지고 밤하늘의 달과 별들은 더욱 맑고 크게 빛나니 천지만물에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어떤 불자는 추석에 감사의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삼보님께 감사하고, 조상님께 감사하고, 부모님께 감사하고, 온 이웃에 감사하고, 온 천지에 감사하는 날이고 싶다. 불국토 가꾸어 부처님의 크신 은혜에 보답할 것을 다시 생각한다.우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따스한 햇빛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과 편안한 휴식의 공간 등...삶은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고 인간은 자연의 한 일원
으로서 천지만물과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특히 일년의 결실을 거두어들이며 겨울의휴식을 대비하는 가을에는 더욱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도시생활은 인위적인 환경으로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문명에 의한 자연파괴로 생존위기를 맞는 요즘이야말로 자연의 소중함을 더욱 느껴야 하는 때라고 본다.
천지의 운행은 조화를 이루기 위한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반복된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눈앞의 물질적 풍요라는 목적만을 위해서 자연을 파괴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 결과 인류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대기오염, 오존층의 파괴, 식수고갈,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는 일 등, 이러한 모든 현상은 자연파괴의 결과로 일어나는 반작용의 현상이다. 세계각지에서 일어나는 이상기후와 잦은 태풍 현상은 자연이 스스로 그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한다. 이러한 재난을 자각하지 못하고 자연에 감사하며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인류는 멸망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한다.
자연과의 조화는 중요한 문제이다. 자연에 대한 깊은 자각이 없다면 삼보님과 조상님께 감사하며 불국토 가꾸어 부처님 은혜에 보답하려는 불자의 소망은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살고 죽는 것을 떠나서 자연과의 조화나 생명의 고통을 모르고 자신의 편리만을 추구한다면 그러한 삶은 참다운 삶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불교의 핵심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일체는 마음으로 지어졌다’이다. 모든 현상은 마음이 근본이 되어 이루어지므로 진실한 마음과 믿음이 모여 한마음이 된다면 아무리 큰 현실의 문제라도 해결하고 바꿀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믿고 시작할 것인가?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끼고 공생하는 생명으로서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자각이 생길 것이다. 모든 생명이 함께 불국토를 이루는 길은 일체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는 긍정적인 사고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추석은 밤하늘에 보름달이 빛나는 아름다운 날이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감사하는 마음’ ‘긍정과 창조 그리고 화합(和合)의 밝은 마음’이 보름달처럼 우리 안에서 빛나기를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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