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씨는 6일 맨하탄 소호 그린 스트릿 소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심정을 밝혔다.
이날 휠체어를 타고 부인 시게꼬 구보타씨와 나타난 백씨는 한국에 묻히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또렷한 어조로 그렇다고 대답하고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 추억이 깃 든 서울 창신동을 언급, 듣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날 신작과 퍼포먼스를 발표하는 뉴욕 스튜디오 기자회견장은 취재진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백씨는 취재진 앞에서 피아노 건반 뚜껑을 시작으로 장조카 하쿠다씨의 옷과 모자에 천천히 페인트칠을 했다. 이어 하쿠다씨는 백씨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며 종이악보를 찢어 먹으며 참석자들에게도 먹을 것을 권했고 일부 참석자들은 이를 따랐다.
피아노를 뒤집어엎는 것으로 퍼포먼스를 끝낸 백씨는 피아노를 넘어뜨린 이유를 묻자 심심해서라고 말했다. 하쿠다씨는 퍼포먼스가 끝난 뒤 숙부는 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즐거움을 주길 원한다. 오늘의 퍼포먼스도 깜짝 놀라게 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를 주재한 하쿠다씨는 그동안 건강상 이유로 대중과 가까이하지 못했던 백씨의 근황을 알리고 건강상태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 기자회견을 마련했음을 강조.
퍼포먼스가 끝난 뒤 백남준 전문가 존 한하트 구게하임 미술관 수석 큐레이터와 엘리자베스 브룬 스미소니언 박물관장이 패널 토론에 나와 백씨의 작품세계와 그가 현대미술에 끼친 업적을 전했다. 브룬 관장은 백씨는 미래를 보여주는 예술가로 500년 뒤에는 미켈란젤로와 같은 예술가들이 받는 것과 같은 추앙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씨의 장조카 켄 백 하쿠다씨는 퍼포먼스가 끝난 뒤 그동안 백남준씨와 그의 스튜디오가 겪은 일련의 상황들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이 자리에서 그는 숙부와 평생 가깝게 지내게 된 동기와 백남준 스튜디오의 정상화에 관여하게 된 배경을 알렸다.
그는 숙부가 현금 50만 달러와 2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작품이 도난당한 후 곤경에 처하게 됐고 이 사건은 현재 FBI가 수사하고 있다. 숙부를 아는 몇몇 개인들과 화상들도 수사 대상이라고 밝힌 뒤 대상자 중 뉴욕 한인 화상의 이름도 거론, 관심을 끌었다.
또한 가까운 화상들과 조수들이 무질서한 스튜디오 운영으로 이익을 추구, 숙부의 요청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됐다. 백남준 작품을 위장한 작품들이 너무 많이 나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생동안 백남준과 가까이 지냈고 현재 백남준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하쿠다씨는 조지타운 대학 졸업 후 하바드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모교인 조지타운 대학의 겸임 교수이자 하바드, 와튼, 예일 비즈니스 스쿨에 출강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유행을 창조하며 백만장자가 되는 길’이란 베스트 셀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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