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홍 목사 (시인)
최근 뉴욕 교계(敎界)에 신선한 바람 한 점이 일어났다.
롱아일랜드에 소재한 뉴욕 새교회 담임인 이학권 목사의 8월말 사임 사건이다. 왜 목사가 사임한 일을 신선한 바람이라 하는가?
그 대답은 간단하다. 누구나 쥐면 놓고 싶지 않은 기득권을 포기하는 용기와 결단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왕을 삼으려던 군중을 뿌리치고 십자가로 향하던 예수님의 정신이기 때문이다.그가 14년간 땀흘려 이룩한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크게는 하나님의 역사요 작게는 그의 성숙한 믿음이다.
필자가 그를 만난 것은 22년 전 일이다. 새파란 미완(未完)의 청년이었던 그가 대학생 수련회로 포레스트수양관에 나타났다. 마치 태양을 따다 놓은 것 같은 불타는 정열을 가지고 며칠간 지내는 그를 눈여겨보았다.
수련회를 마치고 얼마 후에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그가 신학교에 간다는 것이다. 그때 그는 N.Y.U.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재학중일 때이다. 한편으로 기쁘고 다른 한편으로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는구나라고 생각되었다. 그때 수양관의 책임자로 일할 때라 그를 전화로 불러내어 한시간 반 운전거리인 수양관에서 만나게 되었다. 신학교를 가려는 동기와 어느 신학을 가는지 물었을 때 재미있는 대답을 들었다.
대학 등록금 내기도 어렵고 M성경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로 했단다. 다시 말하면 쉬운 길로 가려고 작정한 것이다. 그 때 정색을 하고 당신 같은 사람은 하나님께서 쓰신 적이 없소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화가 난 그가 왜 그러느냐고 따질 때 어렵다고 대학을 마치지 못하는 자가 어떻게 목사의 길을 갈 수 있겠는가?라고 얘기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학교를 졸업해라. 다음은? 프린스턴신학교에 가라. 다음은? 하버드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해라. 다음은? 그 때는 학생이 다 컸으니 알아서 하시오라고 말해 주었다.
수년이 지나 본인이 롱아일랜드에서 목회 할 때 그가 나를 같은 수양관에서 불렀다. 20일 금식기도하고 있으니 빨리 와서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달려갔다.
성경에 바나바란 인물이 나온다. 그가 사도 바울을 당시 기독교의 본산 예루살렘교회에 소개를 한다. 초대 교회의 핍박자였던 바울이 기독교의 초석을 이루었듯이 쉬운 길로 가려든 그를 길잡이 했던 한 순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 목사. 그의 영성은 깊고 높고 넓다. 교회를 교회 되게 하려 부단히 애쓰는 목사, 인간 내면의 자유함을 갈구하는 목사,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 불타는 목사. 그는 한국과 뉴욕이 아니, 21세가 배태한 위대한 목사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를 키워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간 어려운 길로 큰 획을 긋고 걸어온 그에게 그리고 앞으로 남은 사역 위에 서광이 깃
들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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