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첫타석에서 솔로홈런을 친 레드삭스 강타자 매니 라미네스(앞)와 다음타자 데이빗 오티스가 환호하고 있다.
월드시리즈 3차전서도 카디널스 4-1로 제압…86년만의 우승 눈 앞
‘저주’는 풀린 것 같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86년만의 우승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카디널스 선발투수 제프 수판이 괴로워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레드삭스는 26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4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1로 완파,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3승으로 달아났다. ‘밤비노’는 지난 1918년 자신을 뉴욕 양키스로 팔아 넘긴 레드삭스를 마침내 용서하는가 보다.
카디널스는 이날 형편없는 플레이를 연발, 끝에는 홈 팬들마저 등을 돌렸다. 베이스러닝 실수로 득점기회가 계속 무산되는 등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를 펼쳐 홈 팬들이 실망한 끝에 홈 팀에 야유를 퍼부었다.
카디널스 주자 래리 워커가 1회 무리하게 홈에 뛰어들다 더블플레이를 당하고 있다.
생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른 레드삭스 선발투수 페드로 마티네스(33)는 1회와 3회에 2차례 위기에 몰렸지만 두 번 다 카디널스 주자들이 살려줬다. 1회에는 1사 만루에서 카디널스 3루 주자 래리 워커가 짐 에드먼즈가 겨우 내야를 벗어난 플라이볼을 쳤을 때 무리하게 홈으로 뛰어들었다가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3회에는 워커가 1루 땅볼을 쳤을 때 홈으로 뛰어들어야 했을 3루 주자 제프 수판이 3루로 돌아가다 태그아웃, 무사 1·3루 찬스가 또 더블플레이로 무산 됐다.
카디널스 주자 래리 워커가 1회 무리하게 홈에 뛰어들다 더블플레이를 당하고 있다.
마티네스는 이후 제 페이스를 찾았다. 더 이상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7이닝을 3안타 무실점(6삼진)으로 막아 월드시리즈 승리투수가 됐다.
1회 매니 라미레스의 좌월 솔로홈런으로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레드삭스는 4회 트랏 닉슨의 적시타도 1점을 추가한데 이어 5회 라미레스와 빌 뮬러가 1타점씩 올려 4-0으로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카디널스는 9회말 레드삭스 클로저 키스 풀크를 상대로 워커가 솔로홈런을 날려 ‘0패’만 간신히 모면했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3연패 뒤 4연패 ‘기적’을 2주 연속 기대하기는 어렵다. 더군다나 카디널스는 커트 쉴링이나 마티네스와 같은 특급 피처도 없어 이제 싹쓸이의 수모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4차전은 27일 LA시간으로 오후 5시25분 레드삭스 데릭 로우 대 카디널스 제이슨 마퀴스의 대결로 벌어진다.
정규시즌 성적은 마퀴스(15승7패·방어율 3.71)가 로우(14승12패·방어율 5.42) 보다 낫지만 포스트시즌 성적은 정반대다. 플레이오프 경력이 풍부한 로우가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2승(방어율 2.92)을 올린 반면 마퀴스는 3경기에 걸쳐 8⅓이닝 동안 9안타를 맞고 6점을 토해냈다. 볼넷도 8개나 된다. 레드삭스가 4연승으로 싱겁게 우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