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건 목사(뉴저지베데스다교회)
마태복음 4장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시험에 관한 말씀은 오늘날 그리스도인의 삶과 교회의 메시지와 관련하여 심원한 교훈을 들려주고 있다. 신학교가 난립하고, 교회가 우후죽순처럼 세워지는 현실 속에서 대중의 기대와 욕구를 따라 자칫 교회의 메시지가 변질되는 것
이 아닌가? 우려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공생애의 시작과 함께 겪었던 시험의 내용은 기독교의 정신과 메시지가 어떤 것인가를 선명하게 그려주고 있다고 본다.예수 그리스도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으로 몹시 굶주린 상태에 있었다.
첫째 시험은 돌로 떡을 만들라는 유혹이었다. 광야 ‘굶주림의 현실’ 속에서 ‘하나님의 아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했던가? 마귀의 유혹은 하나님의 아들의 지위와 능력을 발휘해서 돌로 떡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이 유혹 속에서는 적어도 두 가지의 함정이 숨겨 있다.
첫째는, 인간이 어떤 심각한 필요 예를 들면 배고픔, 건강, 결혼, 직업 등에 직면할 때, 그것만 해결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수 있다는 착각에 대한 것이다. 굶주림을 겪는 사람은 먹을 것이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꿈을 꾸기 쉽다. 그러나 사람은 눈앞의 필요, 그것보다도 더
본질적인 필요를 갖는다는 것이 예수의 대답 속에 있다. 사람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 속에서 진정한 필요의 충족을 알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그 대답 속에 유물주의나 상황 윤리의 허상이 노출된다.
둘째는, 굶주림의 상황을 하나님의 아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의하면 하나님의 아들로서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입의 말씀,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하는 것이었다. 에덴 동산에서나 예수에게서나, 마귀는 하나님을 떠나 인간 스스로 구원을 추구하도록 미혹한다. 위기의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풀려고 할 때, 하나님은 인간의 현실에 무관심한 신으로 전락된다.
예수는 자신의 굶주림에서 맹목적인 탈출을 구하는 대신, 그 시간 속에 함께 하신 하나님을 의식하고 그의 뜻을 구하셨음을 본다. 이런 유혹과 대답은 한국 교회의 ‘기복신앙’에 대한 자성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기복신앙의 문제는 우리가 처한 문제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보다는 맹목적으로 떡과 건강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혹, 풍성한 물질과 건강은 얻었어도, 그 물질과 건강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교회와 사회 속에 ‘하나님의 뜻’을 찾고 보여주는 일에는 소홀했다는 것이다.
둘째 시험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리라는 것이었다. 세상 속에 무엇인가를 보여주라는 것이 마귀의 유혹이었다. 마귀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속삭였다. 성경이 어떤 의도로 인용되는가? 하는 문제는 인용자가 성령, 또는 악령, 그 누구에 의해 지배되는가?에 달려 있다.
오늘날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인용의 책’으로 전락되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기적으로 대중을 사로잡고 사람의 칭찬과 인정을 얻으라 이것이 마귀의 유혹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죄와 질고를 지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고 회복하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가 택한
고독하고 힘든 길이었다. 오늘날 교회와 목회자가 그 정신을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닐까?
셋째 시험은 가장 본질적인 시험이다. 결국 이 세상에서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섬기려는가? 세상 영광을 택할 것인가? 그것을 위해 불의와 타협할 것인가? 주 너희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예수는 이 정신으로 시험을 이기셨다. 오늘날 신자의 삶과 교회 속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우리는 과연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를 섬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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