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연기하면서 벗고 싶지 않아
조안 화보
다르다. 작년 SBS TV `첫사랑’에서 유부남 교수와 사랑에 빠진 수줍은 여대생을 연기할 때와 확연히 다르다.
SBS TV 주말드라마 `토지’(극본 이홍구, 연출 이종한)의 귀녀로 등장하는 조안(22)이 신분 상승의 욕망에 사로잡힌 귀녀를 연기하며 드라마 초반 시청률 견인의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감독님께서 그러셨다. 귀녀가 만약 현대에 태어났다면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기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됐을 거라고. 색기마저 슬쩍 내보이는 눈초리, 요염한 자태를 한껏 드러내는 드라마 속의 귀녀와는 달리 평상시 말하는 어투는 아직도 소녀티가 남아있는 앳된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그는 귀녀가 나와 많이 닮아 있어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난 목표의식이 뚜렷한 편이다. 갖고 싶은 게 있으면 꼭 이뤄야 하고, 성질도 꽤 있다. 학창시절부터 `악바리’라는 별명이 늘 따라다녔다. 귀녀도 그렇단다. 대사에 이런 표현이 있다. `누군 나서부터 양반이고, 누군 태어날 때부터 상놈이냐’고. 당시 여자로서 신분의 벽을 느꼈고, 그 방법의 하나로 서희 아버지이자 만석꾼인 최치수(박지일 분)의 아들을 낳아야겠다는 욕심을 낸 것이다. 그런 귀녀를 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작년부터 촬영을 시작해 이미 자신의 출연 분량 촬영을 모두 마쳐 편안한 마음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다. 다만 공들여 찍은 장면이 빠른 극적 전개로 잘려 나가 `편집의 난’을 겪고 있어 아쉬울 뿐.
지난 12일 방송분에서 강포수와 정사 장면이 있었다. 그 신은 귀녀가 저고리를 벗은 후 꽃이 흔들리고, 개구리가 우는 낭만적인 장면으로 표현됐다.
아직은 연기 생활 하면서 벗고 싶지 않다. 귀녀가 너무 탐나는 역할이었지만 정사 장면 때문에 흔들리기도 했다. 감독님이 절대 이상한 화면으로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 후 출연 결정을 했다. 조안은 이어 물론 연기자가 벗지 않겠다고 말하는게 건방진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행복하기 위해서 연기한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내가 연기자가 된 건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다. 그리고 난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낳고 싶다. 혹여 내 아이가 자라 내가 옷을 벗고 찍은 장면을 본다면, 그 친구들이 본다면 얼마나 당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리 내가 잘 판단해 찍었다 해도 다 자라 완전히 날 이해하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난 내가 좋아하는 연기로 인해 불행해지게 된다. 참 똑부러진 표현이다.
2000년 KBS 2TV `드라마시?첫사랑’으로 데뷔한 후 김희선의 뒤를 이어 화장품모델이 됐고, 영화 `여고괴담’ 세번째 시리즈 `여우계단’의 주인공으로 얼굴을 알렸다. 독특한 어법과 결코 숨기지 않는 연기에의 욕심이 당차다는 인상을 준다. 그는 죽음의 순간도 그의 상상속 각본으로 써놓았다.
내가 할머니가 됐다. 그 때까지 연기를 계속해 가족 드라마의 할머니로 출연하는데 임종 장면이 있다. 자식, 손자 앞에서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잘 살았다는 뿌듯함과 한편으론 생을 떠나는 아쉬움에 한 줄기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죽는 장면을 찍은 후 진짜 행복했던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조안이 연기한 귀녀는 11회 죽음으로 마감한다. 이달 초 촬영한 KBS TV 단막극 `선생님과 춤을’(가제)이 설에 방송될 예정.
인터뷰 도중 이 드라마를 촬영한 김용규 PD가 `토지’, 정말 잘 보고 있다며 격려 전화를 해왔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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